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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수 이랜드 회장 페도라 쓰는 이유는

"옷 잘입는 것은 관심·열정의 표현"<br>고객 입장서 브랜드 이해하기 위해<br>매주 월요일 패션데이 열고 감각 겨뤄

6년차 직장인 이모 씨는 지난 주말 패션의 거리 명동에 갔다. 회사에 입고 갈 옷을 찾아야 한다는 특명을 완수하기 위해서다. 명동에 도착하자마자 SPA(제조ㆍ유통 일괄화 의류) 브랜드인 스파오를 찾아간 이씨는 매장 구석구석을 살피다 목적에 딱 맞아떨어지는 옷을 찾았다. 선명한 오렌지색 반팔 티셔츠와 스카프, 베이지 스트라이프 머플러가 그의 레이더망에 잡혔다. 빨간색 보트슈즈도 그의 바구니에 담겼다. 이 품목들이라면 필시 지난 달 구입한 카고 스타일의 면 반바지와 잘 어울릴 것이라는 판단에 이씨는 계산대로 향했다. 큼직한 쇼핑백을 든 이씨는 이랜드그룹의 '패션데이'를 준비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그룹 임직원들이 참여하는 패션데이는 매주 월요일마다 정해진 테마에 맞는 옷차림으로 자신의 패션감각을 자랑하는 자리다. 월요일은 말 그대로 출근길이 런웨이가 된다. 그룹을 이끄는 박성수 회장도 예외는 없다. 예순을 넘긴 나이지만 매일 아침 출근 복장을 직접 고르는 박 회장은 직원들 사이에서도 뛰어난 패션감각으로 유명하다. "옷을 잘 입는 것은 곧 관심과 열정의 표현"이라는 평소 지론대로 박 회장은 딱딱한 정장 대신 원색 셔츠나 캐주얼 바지, 혹은 여름철 남성패션의 화룡점정인 페도라를 세련되게 매치해 박 회장의 파격적인 모습에 오히려 젊은 직원들이 자극을 받는다고 한다. 이 같은 박 회장의 솔선수범은 패션데이를 정착시킨 요인으로 평가받는다.

패션데이의 테마는 매달 바뀐다. 지난 6월은 청량한 바다를 그리는 마린룩, 이번 달은 원피스로 멋내기(여직원)와 컬러플 데이(남직원)다. 패션데이는 지난 2011년 소비자의 입장에서 회사 브랜드와 제품을 이해해보자는 공감대로 출발했다. 구매담당자든 디자이너든 자신이 선보인 제품에는 아무래도 후한 점수를 주기 때문에 시장을 판단하는 눈과 귀가 무뎌지지 않도록 하자는 뜻도 있었다.



스파오와 미쏘, 후아유, 뉴발란스 등 여러 패션 브랜드를 보유한 그룹이기 때문에 가능한 얘기였다. 또 임직원들에게는 일정 수준의 피복비(복지몰 포인트)가 지급되고 있어 가계에 큰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점도 패션데이의 배경이 됐다. 특히 베스트드레서로 뽑힌 직원에게는 상품교환권과 액세서리 등 다양한 선물을 제공해 직원들의 열성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됐다. 해당 달의 패션 테마에 맞춰입고 왔는지, 전체 색상이 조화로운지, 모자나 스카프ㆍ가방 등 소품으로 완전 착장(풀코디)했는지 등이 베스트드레서를 뽑는 기준이다. 패션사업부가 있는 가산사옥 현관에서 디자인관련 부서 팀장이 뛰어난 코디를 선보인 직원을 가려내면 해당 직원은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는 '영광'을 누릴 수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패션회사인 만큼 직원들이 베스트드레서로 뽑히는 것은 어깨가 으쓱해지는 명예"라며 "패션과 직접 상관이 없는 지원부서 직원들도 패션데이를 계기로 세련되게 바뀌는 모습이 서로에게 신선한 자극이 된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신경 써서 입고 왔는데 포토존에 서질 못했다며 찍고 가면 안 되겠냐고 묻는 직원이 있을 정도로 열성적인 참여가 새로운 기업문화의 토양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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