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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시장 불황의 골 깊어 간다

연초 한국 영화ㆍ공연 등은 승승장구하는 반면, 책 판매는 오히려 감소하는 등 출판계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경기침체와 출판시장의 위축으로 도서발간과 판매량이 모두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활자보다는 영상이나 인터넷 동영상에 대한 젊은 층의 선호를 감안하더라도 뭔가 적극적인 활로가 모색되지 않는 한 출판계의 위축 현상은 더욱 가속화되리라는 전망이다. ◇출판계, 문화중흥속 왕따? =연초`실미도`는 1,000만 관객을 동원, 국내 15세이상 인구 3명중 한명이 영화관을 찾았다는 통계가 나오고 있다. `태극기 휘날리며`도 800만을 돌파하면서 연일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1인당 수십만원짜리 대형 공연상품도 연일 관객이 몰리고 있다. 이들 영화ㆍ연극계의 성공에 비하면 출판계의 현실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대한출판문화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총 발간도서는 모두 1억1,145만224부로 전년도에 비해 5.1% 줄어들었다. 철학 등 일부 발행부수가 늘어난 분야도 있으나 아동서(-20.9%), 총류(-14.1%), 학습참고서(-11.9%), 만화(-7.1%) 등 대부분의 도서 발행이 감소했다. 판매량에 있어서도 지난해 교보문고의 경우 경제경영(2.3%), 외국어(0.6%) 분야를 빼면 소설(-2.1%), 비소설(-7.9%), 인문(-1.7%), 정치(-4.1%) 등 대부분의 도서 판매량이 감소, 전체적으로 전년대비 3.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경제경영이나 외국어 분야의 판매가 는 것은 경기침체에 따른 실용서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최근에는 주간 판매량이 고작 1만부에 불과한 `아침형 인간(한스미디어)`,`선물(중앙M&B)`등 경제서 베스트셀러들이 종합순위에서도 1위에 오르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온ㆍ오프라인 서점간 제살깍기=이런 가운데 기존 오프라인 서점과 인터넷 서점들간의 가격 경쟁은 더욱 치열해져 지역의 중소 영세서점들은 설 자리를 잃어 가고 있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가 최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서점 수(문구점, 중고서점등 제외)는 2002년말 현재 약 2,376개로 지난 10년간 절반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시내의 경우 서점 수는 547곳으로 전체 522개 동가운데 1개 꼴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지방일수록 더욱 심해 옹진군처럼 아예 서점이 없는 곳도 있다. 특히 서점들의 평균 전용면적은 32.9평으로 일본서점 평균치(81평)의 40%에 그쳐 극심한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용면적 30평미만인 서점은 전체의 73.8%를 차지했다. 이러한 서점들의 위축현상은 인터넷 서점들의 무차별적인 가격 할인 공세와 대형 서점 위주의 소비자 쏠림현상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창연 서점조합연합회 회장은 “지난해 도입된 도서정가제의 후속조치 미흡으로 인터넷 서점마다 경품ㆍ마일리지 등으로 무려 30%가 넘는 가격할인이 난무하고 있다”며 “대형 서점들도 이에 가세할 움직임이어서 엄격한 후속대책이 없으면 도서정가제는 물거품이 되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종합적인 출판진흥대책 나와야=출판계의 사정이 이와 같은데도 문화관광부는 종합적인 출판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벨상 수상을 위한 한국 문학작품의 구미권 번역 소개등 순수문학 위주의 지원책만 있을 뿐 정작 출판유통구조 현대화나 출판의 국제화ㆍ글로벌화를 위한 대책 마련은 전무한 실정이다. 일부 중견 출판사들을 중심으로 합작 및 수출 진흥을 위한 노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올초 미국의 랜덤하우스와 국내 중앙M&B가 합작투자로`랜덤하우스 중앙`을 설립한 데 이어 북21은 일본 에이지출판과`에이지21`이란 한ㆍ일 합작 출판법인을 설립했다. 이와 함께 중국, 동남아, 일본 등지의 한류바람 속에 대중소설ㆍ영어교육ㆍ인테리어ㆍ 교양만화 등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실용서, 아동서류의 저작권 수출도 증가하고 있다. 컴퓨터관련 도서를 수출하고 있는 영진닷컴은 지난해부터 북한과의 연계를 통한 현지 번역사업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출판유통구조의 선진화나 국민적인 독서문화의 저변 확대 등은 정부의 뒷받침이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백원근 한국출판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양적으로는 세계 8위권(23억달러) 의 출판대국이나 지식정보 사회를 뒷받침할 핵심 인프라 산업으로서의 역할과 비전은 취약하다”며 “출판사의 콘텐츠 생산능력 배양과 함께 도서정가제의 서점보호 기능 및 지역 문화활동 거점으로서의 도서관 기능 강화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강동호기자 easter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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