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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추락하는 쌀값 잡을 수 있을까

당정"수확기 쌀 매입량 작년보다 23만톤 확대"<br>남는 쌀 소비할 묘안 없어 공급초과 갈수록 심화 우려<br>수매-시장가격差 너무 커 농민불만 달래기 쉽잖을 듯



정부와 한나라당이 18일 쌀 수급안정대책을 내놓은 데 이어 29일 다시 당정협의를 통해 올해 수확기 쌀 매입량을 23만톤 늘리기로 한 것은 농민들의 쌀값 하락에 대한 불안이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의 수확량 확대가 추락하는 쌀값을 얼마나 지지할지 그 효과는 미지수다. 쌀 수매 문제에 대한 농민의 불만이 나온 지 몇 달이 지났음에도 대통령의 지시가 나온 뒤에야, 그것도 추석을 코앞에 두고 대책을 내놓은 것을 보면 '뒷북, 코드 행정'이라는 비판도 가능하다. 더욱이 정부의 이번 대책은 농민들이 기대하는 쌀값과 시장가격의 차이가 커 농심을 달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쌀값 추락의 원인은 역설적으로도 연이은 풍작(豊作)이다. 지난해 수확량이 484만톤으로 평년작(457만톤)을 훌쩍 넘은 데 이어 올해도 풍작이 예고된다. 정부는 올 수확량이 465만톤 수준으로 지난해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예상보다 풍년이 오면 쌀값은 폭락할 수도 있다. 특히 쌀 소비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 정부의 쌀값안정대책도 만만치 않다. 쌀 대신 밀가루 음식이나 고기를 먹는 식습관이 번지면서 지난 1995년 106.5㎏이던 1인당 연간 밥쌀 소비량은 지난해 75.8㎏으로 크게 줄었다. 여기에 쌀 관세화(시장 개방) 유보의 대가로 매년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하는 쌀 최소시장접근(MMA) 물량이 30만톤을 넘는다. 더욱이 중국에서 편법으로 수입된 찐쌀이 시중에 공급되면서 쌀의 초과공급 현상은 갈수록 심해지는 추세다. 시중에서 파는 이른바 '1,000원 김밥'은 사실상 대부분이 외국산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중단된 대북 쌀 지원이 재개될 날도 불투명해 남는 쌀을 소비할 뾰족한 해결책은 없는 상황이다. 냉각된 대북관계가 쌀 수급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당정은 이날 추가 대책을 통해 정부가 융자해주는 벼 매입자금의 이자 부담을 줄여 민간 미곡종합처리장(RPC)이 쌀을 더 사들이도록 했다. 수확기 매입량을 지난해보다 15% 이상 늘린 농협 RPC나 민간 RPC에는 0∼2% 수준을 오가는 매입자금의 금리를 0%(무이자)로 낮춰준다는 것이다. 또 수탁판매를 늘려 매입량을 늘리도록 할 계획이다. 수탁판매는 농가가 쌀값의 일부만 받고 쌀을 RPC에 넘긴 뒤 나중에 쌀이 팔리면 나머지를 정산하는 방식이어서 RPC의 자금부담을 줄이면서 쌀을 더 살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당초 목표치보다 23만톤을 더 사들이기로 했다. 아울러 올해 예상되는 공급 초과분 28만톤은 일단 시장에서 격리해 쌀값 안정을 돕기로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대책이 쌀값 폭락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을 진정시킬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농촌 지역에서 올해 풍작에 대한 예상이 확산되고 있어 쌀값은 하락 추세이고 이번 대책이이런 흐름을 막기는 힘을 것으로 보인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이미 수확된 강원도 철원 쌀의 가격이 정해지기 시작했는데 지난해보다 8.5∼12.4% 떨어진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쌀값이 높아 농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클 수밖에 없어 농심을 달래기는 쉽지 않다. 지난해 대풍에도 불구하고 조합장 선거를 앞둔 지역농협들이 쌀값을 후하게 쳐줘 지난해 9월 쌀값은 80㎏ 기준 16만원을 넘었다. 이에 비하면 현재 쌀값은 10% 이상 떨어져 있다. 보다 근본적인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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