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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반맞은 경주엑스포‥감동의 물결

중반맞은 경주엑스포‥감동의 물결지난 1일 개막돼 27일째를 맞이한 「경주 세계문화엑스포 2000」이 날이 갈수록 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22일 부슬비가 내리는 엑스포장 행사장. 약간 쌀쌀한 기운마저 감돌았지만 학생·단체관람객, 가족단위 손님들로 발디딜 틈조차 없었다. 이날 하루 입장객은 3만여명. 지금까지 총 30여만명이 엑스포장을 찾았다. 조직위측은 개막 이후 두 차례에 걸친 태풍, 추석연휴 등을 고려하면 예상 외의 선전(?)으로 앞으로 목표관람객 200만명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왜 이렇게 관람객이 몰릴까. 물론 가상현실 영상관, 사이버 캐릭터쇼, 수준높은 민속공연과 전시 등 풍성한 볼거리가 관람객을 유혹하기 때문이다. 오는 11월10일까지 71일간 엑스포행사장을 중심으로 경주시내 일원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투입 예산이 355억원에 달한다. 주제는 「새 천년의 숨결」(부제 「만남과 아우름」). 지난 98년 행사가 4대 문명을 보여주는 데 그쳤다면 올해는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중심으로 각 문명이 어떻게 교류했는지 최첨단 기법을 통해 보여준다. 이 때문에 일본·프랑스 등 외국에서도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멕시코에서 왔다는 클라우디아 아르첼리 곤잘레스 양(18)은 『멕시코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새로운 기획이다』며 『가상현실 기법은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이라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 최첨단 영상 볼거리 풍성 ◇사이버 영상관 「서라벌의 숨결 속으로」= 올해 경주엑스포의 야심작. 타임머신을 탄 듯 1,300년전 서라벌을 3차원 컴퓨터 영상으로 재현한다. 관객들은 길이 28M, 높이 8M의 초대형 스크린에서 경주 남산, 안압지, 황룡사 9층석탑, 석굴암 등을 만나본다. 생생한 화면에 압도당한 초등학생들이 의자에서 엉덩이를 들썩들썩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주제 전시·공연= 주제전시 「동방의 빛을 따라서」는 고대 동서 교역로와 그 주변 유라시아 국가들의 문화를 유물과 첨단 영상으로 보여준다. 국내 유물 114점과 중국·미국·카자흐스탄에서 들여온 136점의 진품 유물을 보여준다. 문화 이미지전 「찬란한 빛 사라진 문화여」는 모아이 석상, 영국의 스톤헨지, 알타미라 동굴벽화, 황룡사 9층탑의 불타는 모습을 재현함으로써 인류 문화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주제공연 「도솔가-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번득이는 아이디어로 「문화 게릴라」라 불리는 연출가 이윤택씨의 작품. 동·서양의 충돌을 넘어 문화적 공존을 모색한 총체작이다. 전통 가무악을 기본 뼈대로 삼아 현대적인 록과 발라드·힙합·테크노 등을 가미해 볼거리를 선사한다. ◇토요 상설공연= 매주 토요일 오후7시마다 엑스포 행사장내 백결공연장에서 사물놀이와 재즈 공연 등 흥겨운 자리가 열린다. 오는 30일에는 20여명의 연주자가 출연해 사물놀이와 재즈의 만남을 시도한다. 10월7일은 일본의 뮤직밴드 샹샹타이푼과 한국의 타악연주단 푸리의 합동공연이 열린다. 10월14일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김덕수사물놀이패의 자리. 21일은 타악그룹 푸리와 양방언그룹의 무대. 28일은 괴짜 피아니스트 임동창이 공연한다. ◇가족참여 놀이= 컴퓨터 게임관, DDR, 민속놀이마당 등 풍성하다. 10월 28·29일에는 전국게임왕선발대회가 열린다. 사이버 인간 「디지콩」이 출연해 관객과 함께 춤을 추는 사이버캐릭터쇼, DDR 콘테스트 등은 청소년 관객에게 인기이다. 또 줄타기·궁중무용·남도무용·전통혼례 등의 민속공연, 사방치기·민속장기 등 민속놀이마당이 열린다. ◇아셈 관련 전시·공연= 아시아·유럽의 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드문 기회다. 백결공연장에서 네덜란드, 포르투갈 등 22개국 27개팀이 참가해 아시아·유럽 공연예술축제를 연다. 10월 7~13일 「토토의 천국」, 「정복자 펠레」 등 유럽 영화의 진수도 맛본다. 10월 28일~11월 3일 아시아·유럽청년작가 그림공모전도 기대되는 행사다. ◇특별행사= 문화상품특별전에서는 전·현직 대통령이 세계 여러나라에서 받은 선물, 무형문화재·명장의 작품 등 200여점을 전시한다. 「인(人)과 인(仁)」전은 현대사회의 문제점을 극복할 대안으로 유교를 제시한다. 세계구족화가전에서는 입과 발에 담은 장애인의 한과 애환, 꿈을 들어본다. 55개국에서 작품 107점을 전시. 세계음식관에서는 프랑스의 파스타 그라탕, 스페인의 파에야, 베트남의 쌀국수 등 각국 요리를 싸게 먹을 수 있다. /최형욱 기자 CHOIHUK@SED.CO.KR [인터뷰] 이정배 엑스포사무총장 『올해 엑스포 특징은 문화와 첨단과학의 접목을 시도했다는 점입니다. 특히 키스트(KIST)와 공동으로 우리 기술로 만든 VR 영상쇼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큽니다. 엑스포가 문화인프라 구축에 앞장섰다는 단적인 사례이지요.』 경주엑스포의 실무 행사를 진두지휘하는 이정배(李廷培·63) 사무총장의 말이다. 이어 그는 『경북은 경주 중심의 신라 불교문화, 안동 중심의 유교문화, 고령 중심의 가야문화 등 3대문화권이 몰려있는 곳』이라며 『이런 역사적 배경에서 경주엑스포는 국내는 물론 세계 문화가 교류하는 일종의 문화올림픽』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올해 엑스포는 10월 열리는 아셈(ASEM) 정상회의와 연계해 학술세미나, 민속공연 등을 펼쳐 국제적인 위상도 확보하는 성과를 이뤘다. 98년과 다르게 15만평의 부지를 확보해 장기적인 발전계획을 세울 토대를 마련했고, 휴식공간·나무·숲 등 관람객을 위한 편의시설도 대폭 확충했다. 『뜻깊은 전시도 많지요. 명인·명장전, 국빈 선물전에서는 문화의 상품화를 시도했습니다. 「인(人)과 인(仁) 특별전」은 오늘날 유교가 무엇인가 되짚어보는 자리입니다.』 李총장은 경제적인 파급 효과도 막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입장객 200만명이 찾을 때 입장료 수입만 200억원. 이밖에 1인당 1만원만 쓰고 가더라도 총 투자액 355억원은 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경주대 연구에 따르면 98년 행사때 고용창출 효과 등을 고려하면 2,000억원의 지역투자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이익은 더 큽니다. 21세기 문화의 시대를 맞이해 지역민의 삶을 넉넉하게 하고 문화 발전에 기여할 수 있지요. 개인적으로도 엑스포 일이 내 평생 가장 보람있는 일이었습니다. 최형욱기자CHOIHUK@SED.CO.KR 입력시간 2000/09/26 18:28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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