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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중소기업 대출 죈다
입력2003-03-11 00:00:00
수정
2003.03.11 00:00:00
최원정 기자
상호저축은행들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심사를 대폭 강화하는 등 돈 줄을 죄기 시작했다. 경기 침체로 중소기업 자금난이 심해지면서 부실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데다 코스닥 등록 기업의 잇단 부도 여파로 문제 어음이 대거 유통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부저축은행은 특별한 문제가 없을 경우 별도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승인을 내리던 대출금의 만기 연장에 대해 경영진의 재심사를 거치도록 방침을 바꿨다. 또 신규 담보 대출의 경우도 현장 답사 횟수를 늘리고 미래상환능력과 회사의 현금흐름 등 다면적인 평가를 통해 심사를 강화하는 등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운용하기로 했다. 동부저축은행의 대출잔액은 지난해 6월말 3,100억원에서 올해 2월 3,200억원으로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오명규 동부저축은행 상무는 “최근 중소기업들의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고 그나마 우량한 기업들은 시중 은행으로 몰리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기 보다는 기존 대출금의 사후관리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프라임저축은행도 담보물의 현장 심사를 강화하는 한편 어음 할인도 보수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어음 할인의 경우 신규 업체들의 어음은 사실상 할인을 중단한 상태다. 프라임 저축은행 관계자는 “심사를 통과하는 담보물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며 “최근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의 어음이 대거 유입되고 있어 기존 거래처 외의 어음 할인은 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대부분의 저축은행들이 당분간 중소기업 대출 잔액을 현 수준으로 묶어 놓고 시장을 관망한다는 방침이다. 한솔ㆍ제일ㆍ푸른 등 대형 저축은행들은 일정 신용도에 미달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담보와 관계없이 대출을 자제하기로 방침을 정하는 한편 연체관리를 강화해 부실을 차단하는데 주력할 움직임이다. 푸른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을 찾는 중소기업들은 기본적으로 한계기업에 가까운 경우가 많다“며 “요즘처럼 경제가 불안할 때는 이들이 언제 무너질 지 모르기 때문에 조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최원정기자 abc@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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