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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들 "고용 유지하자" 유급휴직등 자발 선택

산업현장 '잡 셰어링' 확산 <br>불황으로 회사 어렵자'노사 상생' 적극 나서

“명절 보너스나 선물요? 그런 것은 바라지도 않았습니다. 어서 빨리 전체 직원들이 함께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좋겠어요.” 23일부터 열흘간의 긴 설 휴가에 들어간 충북 청주의 자동차 고무패킹 제조업체 쿠퍼스탠다드 오토모티브코리아 직원들의 간절한 소망이다. GM대우ㆍ르노삼성ㆍ쌍용차 등에 부품을 납품하는 이 회사는 완성차 업계의 불황으로 물량이 줄어 지난해 11월부터 노사 합의로 전체 직원 50여 명에 대해 격주 유급휴가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 설 연휴도 휴업의 연장선상인 셈이다. 이 회사 최대규 노조위원장은 “이달 들어 일한 날이 열흘도 안돼 평균 임금이 30% 가량 줄었다”며 “유급휴가 등을 통해 근로시간을 단축, 버틸 때까지 버텨 보고 상황이 더 악화되면 사측과 다른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27일 노동계에 따르면 경제위기로 인한 고용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중소규모 사업장을 중심으로 유급휴직ㆍ휴업 등 근로시간을 줄여 ‘잡 셰어링(Job sharing)’을 실시하는 곳이 서서히 늘어나고 있다. 근로자들도 일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실질임금 삭감을 받아들이는 등 적극적인 ‘상생’의 자세를 보이고 있다. 충북 청원의 알루미늄 전해콘덴서 부품업체 한국JCC는 지난해 12월부터 생산물량이 급감하자 25~30명씩 2개조로 나눠 1~2월 동안 한달씩 유급휴직을 실시하고 있다. 올 들어 이 회사의 작업물량은 지난해 11월보다 80% 가량 감소했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재무상태가 나쁘지 않아 휴직 근로자에게 기본급과 상여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휴직기간이 더 연장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구 성서공단의 삼우정밀은 정규직이 양보해 비정규직인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을 유지한 보기 드문 사례다. 지난해 4ㆍ4분기부터 매출이 급감, 회사가 18명의 외국인 근로자을 내보내려 하자 노조는 유급휴직을 제안했다. 정규직 근로자 44명이 2개조로 나눠 이달 12일부터 3월 말까지 석달동안 2주일씩 교대로 휴직하고, 외국인 근로자가 계속 일할 수 있도록 한 것. 휴직기간 근로자들은 평균 임금의 80%를 받는데 이 중 70%는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으로 충당한다. 근로자들이 20%의 임금삭감을 감수함에 따라 회사는 월 6,000만~7,000만원 정도의 비용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 김태업 금속노조 삼우정밀지회장은 “같이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의 평균 근속기간이 3년 남짓인데 그동안 얼마나 돈을 모았겠느냐. 나름대로 숙련된 인력인데 당장 어렵다고 내보내면 회사로서도 손해”라고 말했다. 금속노조 정책연구원 이상호 연구위원은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손실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실질적인 임금보전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면 기존 일자리를 지키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며 “대기업 정규직 근로자들도 고용연대 차원에서 일자리 나누기를 더 이상 회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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