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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명예 더렵혔다' 파키스탄 가장 딸 4명 살해

"의붓딸 애인 죽이지 못해 한스럽다" 명예살인

파키스탄에서 40대 가장이 의붓딸이 부정을 저질렀다며 의붓딸과 친딸 3명을 잇따라 흉기로 살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는 아버지나 남자 형제가 집안의 명예를 더럽혔다며 불륜을 저지른 여성을 직접 살해하는 이른바 '명예살인'의 대표적 사례로, 여성을 남성의 소유물로 생각하는구습에서 비롯됐다. 파키스탄 동부 펀자브주의 가고 만디 마을에서 막노동을 하는 나지르 아메드는 지난 23일 한밤중에 의붓딸 무카다스(25)의 목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뒤 부인 비비 앞에서 어린 세 딸 바노(8), 수마이라(7), 후마이라(4)를 차례로 살해했다. 비비는 원래 아메드의 형수였지만 남편이 14년 전 사망한 뒤 이슬람 전통에 따라 시동생 아메드와 재혼했다. 아메드는 의붓딸이 부정을 저질렀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무카다스는 남편의 학대를 못이겨 친정으로 도망쳐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날 아침 저항도 하지 않고 순순히 경찰에 체포된 아메드는 "어린 딸들도 자라나면 무카다스처럼 행동할 것으로 생각해 없애버렸다. 의붓딸의 애인을 죽이지 못한 것이 한스럽다"며 후회하는 기색도 없이 범행 상황을 털어놨다. 보수적인 이슬람 국가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이런 명예살인은 올들어 지난달까지 파키스탄에서만 모두 260건이 일어났다고 파키스탄인권위원회(HRCP)는 밝혔다. 이는 1년간 579건이 발생한 작년보다는 크게 감소한 것으로 파키스탄 정부는 지난해 국제사회의 비난이 잇따르자 명예살인 가해자에게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최고교수형에 처하도록 법을 개정했다. 그러나 대부분은 친척들이 피해자의 가족들에게 돈을 주는 방식으로 사건이 해결되고 있어 정부가 취한 조치만으로는 실질적으로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라는 게인권단체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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