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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철씨 재산관리인 아니다”/박태중씨 증언 초점
입력1997-04-23 00:00:00
수정
1997.04.23 00:00:00
양정록 기자
◎「나사본」 자금 최형우·김혁규씨가 지원/정태수·보근 부자 한번도 만난적 없어김현철씨의 핵심측근이며 재산관리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주)심우 대표 박태중씨를 상대로 한 22일 청문회는 「모르쇠」합창의 재현이었다.
여야 특위위원들은 박씨를 증인으로 출석시켜 김씨 신문을 앞둔 「전초전」을 치렀으나 박씨의 무거운 입이 끝내 열리지 않아 의혹만 더욱 증폭시켰다.
여야의원들은 이날 박씨를 상대로 김씨의 비자금 관리여부 및 2천억원 리베이트설, 92년 대선자금 조성여부와 사용처 등 의혹 전반에 대해 박씨가 대행했거나 알고 있다는 전제하에 신문을 했다.
우선 신한국당 맹형규 의원은 『(주)심우가 김현철씨 비자금을 관리하기 위한 회사라는 의혹이 있는데 사실이냐』고 따진 뒤 『증인과 김씨가 (주)한보철강 주식과 전환사채를 대량 소유하고 있다는데 사실 여부를 밝히라』고 촉구했다.
자민련 이상만 의원은 『수익성도 없는 식당사업에 현철씨가 개입되지 않았다면 이웅렬 코오롱그룹회장이 왜 식당을 하겠느냐』며 『그렇다면 총수자격이 없는 것이 아니냐』고 다그쳤다.
민주당 이규정 의원은 지난 92년 대선 당시 김영삼 대통령후보의 사조직이었던 나라사랑실천운동본부(나사본)와 관련, 『증인이 대선때 8개 조직본부장에게 지급한 돈이 총 얼마이며 누구에게서 받았느냐』고 따졌고 국민회의 김원길 의원도 『선거막판이 중요한데 나사본이 검찰감시가 강화되자 일부 관계자들은 70억원 이상을 쓰지 못하고 그 남은 돈을 김현철씨 책임하에 증인이 관리했다는데 사실이냐』고 힐난했다.
자민련 이인구 이양희 의원 등도 『백창현씨에게 준 1백50억원의 출처와 다른 사람에게도 자금을 집행했는지 여부를 밝히라. 나사본의 본부장급도 증인에게 자금을 인출해갔다는데 사실이냐』고 집중 추궁했다.
이에대해 박태중씨는 『당시 김혁규 기획실장, 최형우 총괄본부장, 서석재 의원으로부터 20억원을 타서 썼고 총괄본부와 기본적인 건물관리비 등만 내가 집행했다』며 『김씨에게 이권을 두번 정도 부탁했는데 단호하게 거절당했다』고 말해 김씨의 재산관리인이라는 것은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신한국당 박주천 김학원, 국민회의 김민석 의원 등은 대선자금과 관련, 『93년 1월26일부터 3월18일까지 증인과 증인 주변인물 계좌에서 1백32억원이 인출됐다』며 『이 돈은 대선자금중 쓰고 남은 돈이 아니냐』고 추궁했다.
국민회의 김경재 의원은 『특수범죄집단인 나사본이 선거 뒤에 청와대와 안기부에 들어가 나라가 이렇게 됐다』면서 『이복형제인 윤부환씨의 아들들이 유산을 주지 않았다고 했는데 40억원을 받았다고 하면 이는 대선자금 조성과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냐』고 따졌다.
신한국당 김문수 의원은 『김씨가 독일의 SMS사와 오스트리아의 배스트알핀사로부터 냉연설비·열연설비 등과 코렉스시설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2천억원의 리베이트를 받았다고 하는데 특히 증인은 일본 고베철강과의 계약당사자가 아니냐』고 따졌다.
박씨는 이에 『독일 SMS사나 일본 고베철강 리베이트의혹 등은 신문을 통해 처음 알았다』면서 『이들 회사와 직접 계약을 체결할 것이 아니냐』는 신문에 『회사규모를 봐서 알겠지만 직접 체결할 능력도 없다』고 부인했다.
신한국당 이사철 의원은 『청문회 후 검찰에서 대선자금중 남은 돈을 횡령한 혐의와 현철씨 위세를 빌려 이권에 개입하고 돈받은 혐의로 구속한다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견해를 묻자 박씨는 『세간의 의혹을 충분히 의식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빨리 조사를 받아 마무리짓고 싶다』고 자신의 검찰구속설에 대해 개의치 않았다.
박씨는 또 96년 자신의 계좌에 코오롱으로부터 2억원이 입금된 것은 「블루노트코리아」회사 투자건이고 정보근 한보회장이 협력업체인 K건설 김모씨 계좌를 이용, 입금됐다는 1억5천만원과 김현철씨와의 연관설은 부인했다.<양정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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