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90포인트(4.49%) 가까이 빠진 지난 한 주 동안 하락장에서 강하다고 알려진 가치형펀드 보다 배당형펀드가 선방한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특히 하락장의 대표적인 대안으로 꼽히는 채권형펀드 역시 수익률이 극히 미미했다. 이는 지난 한 주간 전 종목에 걸쳐 폭락세가 연출되면서 가치주나 성장주의 구분이 사실상 의미가 없어진 데다 하락장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일부 운용사들이 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해 펀드유형과는 상반된 운용전략을 채택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7일 펀드평가사 제로인과 SK증권에 따르면 급락폭탄을 맞은 지난 한 주간(9월5일 기준) 리버스펀드와 채권형펀드를 제외한 모든 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유형별로는 국내주식형펀드가 마이너스 3.14% 수익률을 기록한 가운데 배당형펀드가 마이너스 2.78%를 기록, 폭락장에서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보여줬다. 펀드별로는 ‘트러스톤칭기스칸국내주식’이 마이너스 1.61%로 가장 우수한 방어능력을 보여줬다. 설정된 지 3개월이 채 못된 이 펀드는 장기적으로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는 기업을 선택해 내재가치 아래에서 투자하는 상품이다. 뒤이어 ‘프런티어장기배당주식1’(-1.76%)과 ‘프런티어배당한아름주식’(-2.20%), ‘한국셀렉트배당주식’(-2.29%) 등이 다수의 배당형펀드들이 수익률 상위권에 자리했다. 안정균 SK증권 연구원은 “글로벌증시의 불확실성으로 하락장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마땅한 투자처를 잃은 투자자들이 고배당주로 관심을 옮기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와 같이 국내증시가 약세장을 지속해 나간다면 배당주에 투자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하락리스크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평가를 받는 가치형펀드, 중소형펀드는 성장형펀드와 큰 차이 없이 수익률이 저조했다. 채권형펀드도 수익률이 1%에도 못 미치면서 체면을 구겼다. SK증권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중소형펀드와 가치형펀드는 각각 마이너스 4.4%, 마이너스 4.0%의 수익률을 기록, 마이너스 3.7%의 수익률을 나타낸 성장형펀드보다 성적이 부진했다. 김혜준 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 조정기간 동안 배당형펀드는 꾸준히 선방하는 모습이지만 일부 가치형펀드나 중소형펀드는 하락장임에도 성장형펀드보다 안 좋은 성과를 내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일부 운용사들이 수익률 관리를 위해 펀드유형과 동떨어진 종목을 펀드에 편입하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채권형펀드는 비록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수익률이 0.04%에 불과했다. 1년 수익률로 환산하면 2.08% 수준으로 은행예금에도 못 미치는 저조한 성적이다. 금리와 반비례하는 채권의 특성상 계속되는 고금리 기조가 수익률 저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더욱이 채권형펀드 수익률 상승을 위해서는 금리가 내려가야 하는데 인플레이션 등을 감안했을 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한동안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환율여건이 인플레이션에 부정적인 방향으로 전개되면서 고금리 기조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이 때문에 채권형펀드 수익률이 하락장임에도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현재 시장은 하방리스크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으로 이를 감안할 때 국내주식형펀드 중에선 성장형펀드로 비중을 높여가는 게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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