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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지진] 車 부품업체 가동률 급락 등 '휘청'

일본産 부품 공급 끊기고 완성차업체 감산에 위기 내몰려<br>생산라인 중단따른 매출 감소에 재고 부담 겹쳐 비상경영체제로<br>대체품 개발 최소 6개월 걸려 5배 넘는 운송비까지 지불하며<br>美·유럽서 원자재 공수하기도


수도권에 위치한 자동차 전장부품 전문업체인 K사는 지난 15일부터 일부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다. 이 회사와 거래해온 일본 닛산자동차가 지진 사태로 생산시설이 파괴돼 납품할 길이 막혀버렸기 때문이다. 회사가 입은 매출 손실도 이미 10%를 웃돌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닛산이 이르면 이번주에 가동을 재개하겠다고 했지만 생산량이 지진 사태 이전으로 정상화될지 미지수"라며 "라인 중단에 따른 매출 감소와 함께 재고 부담까지 떠안아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연초만 해도 밀려드는 주문으로 호황을 누리던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일본 지진의 여파로 휘청이고 있다. 일본산 부품 공급이 중단되자 국내외 완성차업체들이 잇따라 감산을 선언하면서 협력업체들도 생산 중단 및 경영난 심화 등에 시달리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협력업체들은 대지진 여파로 일본산 부품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 터에 완성차업계의 잇따른 감산 사태까지 겹쳐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고 앞다퉈 감산에 들어가는 등 위기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경남 창원의 자동차용 플라스틱 사출업체인 T사는 전달에 비해 납품물량이 15%나 줄어들어 잔업과 특근을 없애는 등 본격적인 수급조절에 들어갔다. 회사 관계자는 "모기업인 국내 완성차업체가 일본에서 핵심 부품을 들여오지 못해 불가피하게 감산을 통보해왔다"며 "당장은 잔업과 특근을 폐지하는 선에서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자동차 협력사들은 당장 가동 중단이라는 최악의 국면에 접어들지는 않았지만 이 같은 주문 감소 사태가 길어질 경우 생산라인이 멈출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경남 창원의 한 자동차 미터기 생산업체는 납품물량의 50%가량에 탑재되는 핵심 부품을 일본에서 조달 받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두 달치 분량의 재고 물량이 있기는 하지만 일본 부품에 맞춰 완제품을 개발했기 때문에 대체품 조달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회사의 관계자는 "대체품을 개발하려고 해도 최소 6개월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에 마땅한 대안이 없다"고 밝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부 협력업체들은 납기를 맞추기 위해 미국이나 유럽에서 원자재를 공수해오고 있다. 일본에서 레진이나 흑연, 산화 알루미늄 등을 들여오는 자동차 마찰재 생산기업은 최근 5배나 비싼 운임료를 지불하고 영국에서 원자재를 수입해왔다. 이 회사 관계자는 "2주치 분량의 재고 물량이 바닥을 드러내 울며 겨자 먹기로 대체품을 들여왔다"며 "당장은 오는 4월 말까지 사용할 재고 물량은 확보했지만 이후 상황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자동차공업협동조합 기획조사팀의 김산 부장은 "통상 협력업체들이 모기업에 대체 부품을 승인 받는 데만 최소 6개월에서 1년이 소요되는 등 까다롭고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일본 지진 사태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대체품 승인기간을 단축해주는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위기극복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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