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그렇게 높아만 보였던 2,200포인트를 돌파하는 등 연일 전고점을 경신해 가고 있다. 이전보다 강한 체력으로 거듭난 국내 증시가 추가 상승을 계속할 수 있는 이유는 주요 수급 주체인 외국인과 기관의 꾸준한 매수 기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글로벌 관점에서 보면 주가상승의 저변에는 미국경기의 회복, 아시아 인플레이션 압력 해소가능성, 2ㆍ4분기 이후 기업실적의 개선 등의 요인이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큰 상승요인은 튼튼해진 한국경제의 기초체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170여개 주요 국내기업의 순이익은 2007년 54조원에서 지난해에는 100조원 가까운 수준으로 2배 이상 늘어났고, 상위 20대 기업만을 놓고 봐도 같은 기간 동안 매출과 순이익이 각각 54%와 71% 증가했다. 여기에 올해 예상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4.5%에 이르는 등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이 증시를 받치고 있다. 이 같은 국내 기업들의 실적 호전으로 최근의 주가 상승에도 국내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0배에 그치고 있다. 사상 처음 2,000포인트를 돌파했던 2007년(13.4배)과 비교할 때 아직도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의 주가상승이 모두에게 달가운 것은 아닌 듯하다.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쉼없이 갈아치우고 있지만 정작 일선 창구와 고객들의 모습은 너무나 차분하기만 하다. 주가가 조정받기만을 기다려온 개인투자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하고 말았다. 쉬어가는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으나 그들이 원하는 건전한 조정이 앞서 말한 다양한 이유로 기대하는 것보다 쉽게 올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증시전문가들의 긍정적인 시장 전망에도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들은 과거 손실의 경험으로 올바른 투자의사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 과거 한 두 번의 투자실패 기억으로 인해 시장의 흐름에 동참하지 못하거나 뒤늦게 참여함으로써 다시금 투자실패를 맛보게 되는 것이다. 자산관리자 입장에서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증권업계에 몸담고 있으면서 최근 느끼고 있는 변화는 금융자산에 대한 고객들의 사고방식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과 같은 실물자산에서 금융자산으로, 저축형 자산에서 투자형 자산으로 비중이 점차 확대되는 가계자산의 재조정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그 증거다. 실제 투자자산 현황을 봐도 그러하다. 국내 금융자산의 추이를 보면 2000년도의 경우 통화와 예금비중이 55%, 주식ㆍ채권ㆍ보험 등이 45%를 차지했지만 지난 2010년에는 45%와 55%로 역전됐다. 즉, 속도는 더딜지라도 국내 투자자들 또한 미국과 같은 금융선진국처럼 점차 금융자산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앞으로는 금융자산에서도 직접투자 외에 다양한 간접 투자상품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 같은 머니무브(Money Move)의 큰 흐름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여전히 매력적인 국내ㆍ해외주식형펀드에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새로운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는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 상장지수펀드(ETF), 헤지펀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눈 여겨 봐야 한다. 다양한 금융상품으로 자산을 배분하면 개별주식이나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주가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ELS, 환율이나 상품가격 등의 움직임을 추종하는 DLS 등을 통해 지수가 박스권에 갇혀 있거나 조정을 받아도 시중금리보다 나은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 또 ETF는 전망이 밝은 섹터나 자산, 지역에 간편하게 투자할 수 있고 투자 포트폴리오도 쉽게 조정할 수 있는 만큼 유용한 투자수단으로 꼽을만하다. 최근 헤지펀드에 대한 시장의 관심 또한 매우 뜨겁다. 이중 선물추종매매(CTAㆍCommodity Trading Advisor)전략을 쓰는 헤지펀드에 투자자들이 많이 가입하고 있다. 이 상품은 통계학자, 경제학자 등 전문가가 개발한 시스템을 통해 주식, 상품, 채권, 외환 등 다양한 선물의 추세를 포착해 시장의 등락과 상관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 무엇보다 CTA펀드는 다른 자산과 상관관계가 낮기 때문에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포트폴리오 분산을 위해 활용하는 상품으로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지수가 연일 전고점을 넘어서는 강세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선뜻 신규투자에 나서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실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점차 선진화되고 있는 국내 금융시장에서 자산관리 전문가가 제시하는 다양한 대안상품들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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