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곳곳 활력… 실적 초과달성 '부푼꿈'

공장 가동률 크게 오르고 신규인력 추가채용<br>부동산 가격도 꿈틀 "매출 호조 지속됐으면…"

25일 인천 남동공단의 한 건자재공장에서 직원이 제품 생산과정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있다.

■ '경기회복 훈풍' 반월·시화공단을 가다 "연초만 해도 이제 모두 다 죽는구나 하는 위기감이 컸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매출이 조금씩 늘면서 지난해 실적을 초과 달성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습니다."(전자부품업체 T사의 한 관계자) 25일 오전 찾은 경기도 안산의 반월ㆍ시화공단. 불과 6개월 전만해도 을씨년스러웠던 공단 주요 도로에는 화물을 실어 나르는 대형 덤프트럭과 겹겹이 주차된 차량들로 뒤엉켜 곳곳에서 정체가 빚어질 만큼 북적이고 있었다. 공단 벽면에 빼곡히 붙어있던 공장 급매물 전단은 어느새 자취를 감춘 대신 특판 행사를 알리는 홍보물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눈에 띄는 변화였다. 최근 경기 회복세를 타고 수도권 공단에 훈풍이 불고 있다. 한때 휴ㆍ폐업 속출로 몸살을 앓던 남동공단과 반월ㆍ시화공단의 입주업체들은 멈췄던 기계를 다시 돌리며 오랜만에 활력을 찾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자신감을 회복하고 미래 먹거리를 찾겠다며 조심스럽게 신규 투자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반월공단에 위치한 자동차 부품업체인 P사도 GM의 파산위기와 쌍용차 점거파업 등 최악의 고비를 넘기며 주문이 몰리는 등 상황이 크게 좋아졌다. 그동안 중국에서 부품을 조달받던 르노자동차와 스페인업체 등이 환율 영향으로 거래선을 옮기면서 연초 50%를 맴돌던 공장 가동률은 현재 80% 수준까지 올라갔다. 지난해 100명에서 70명까지 구조조정을 했던 인력도 최근 일감이 늘면서 20명을 추가로 채용했다. P사의 김모 대표는 "올해 경제상황이 안 좋아 당초 지난해 매출인 154억원 보다 40% 가량 줄어든 90억원의 매출을 예상했지만 연말까지 160억~180억원의 매출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며 "지난해 연말과 설 명절에도 상여금을 지급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여름휴가비용과 상여금을 챙겨줄 수 있어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LCD 장비업체인 효광의 황운기 대표는 경기침체로 한동안 미뤄뒀던 신규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시장 진출을 위해 4~5곳의 일본 기업들과 LCD장비 공동 개발을 논의중이며 태양광전지 연구개발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8명 수준인 연구ㆍ개발(R&D) 인력을 4명 정도 추가로 채용할 예정이다. 황 대표는 "연초 임금 동결과 임원들이 자진해서 임금을 30%가량 삭감하는 등 뼈를 깎는 자구책으로 위기를 어렵게 넘길 수 있었다"며 "올해 매출이야 지난해 수준에 미치지 못하겠지만 한동안 미뤄왔던 투자를 재개하며 더 큰 비전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공단 부동산 경기도 덩달아 꿈틀거리고 있다. 소규모 제조업 창업이 늘어나고 시설 확대를 원하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며 한동안 매수자를 찾지 못해 넘쳐나던 급매물은 대부분 소진됐다는 게 현장의 분위기다. 남동공단의 한 부동산업체 대표는 "연초 3.3㎡당 350만원에 나와도 팔리지 않던 매물이 현재 450만원에 거래돼 지난해 이맘때의 500만원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며 "경기회복 분위기가 조금씩 가시화하면서 매도 희망자들이 매물을 회수하고 호가를 올려부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소규모 창업자들이 선호하는 아파트형 공장도 공실률이 거의 20~30%대 미만으로 떨어졌다. 반월공단에 위치한 S아파트형 공장은 연초까지만 해도 전체 420여실 중 절반 이상이 텅 비어있었지만 현재는 임대 매물이 모두 소진됐다. 서흥부동산의 한 관계자는 "한때 80만~100만원가량 했던 99㎡형 공장 임대료가 50만~60만원 수준으로 떨어져도 쳐다보지 않던 매수자들이 갑자기 늘어나고 있다"며 "최근 한달새 창업전선에 뛰어들거나 신규 투자에 나선 원매자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수도권 공단경기가 큰 고비를 넘겼을 뿐 아직까지 안심하기에 이르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남동공단의 한 도금업체 관계자는 "연초보다 매출이 30%가량 늘어났지만 지속적인 매출로 이어진다는 확신을 갖고 있지 못한다"며 "좀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중소기업들은 대기업과 달리 경기 회복의 혜택을 크게 누리지 못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시화공단의 한 LCD장비업체 대표는 "대기업들이 실적을 높이기 위해 생산 단가를 30%이상 낮추라고 압박하고 있어 협력업체 입장에선 제살을 깎아 먹는 고통을 감수하면서도 납품하고 있다"며 "매번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 하는 대기업들을 볼 때 마다 소외감을 느끼는 것이 협력업체들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