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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의 보고 심해를 정복하라"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8월호 www.popsci.co.kr <br>

엔지니어들은 더욱 깊이 잠수, 인류의 시선이 닿지 않았던 새로운 세계를 탐사하기 위해 신형 잠수정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호크스오션테크놀로지사의 목표는 누구나 수백만달러만 내면 자가용 잠수정을 사서 심해 여행을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인간은 이미 세상에서 가장 높은 산과 어떤 생물도 살 수 없는 극지를 정복했다. 이를 보면 지구상에서 인간이 가지 못할 곳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아직도 인간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자원의 보고로 불리는 심해다. 만일 인류가 이 심해를 정복한다면 학술적 가치는 물론 유용한 광물자원 채굴, 새로운 에너지원 발견 등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게 된다. 특히 200년 이내에 심해가 새로운 삶의 터전이 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엔지니어들은 더욱 깊이 잠수할 수 있는 신형 잠수정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인류 탐사한 바다 전체 5%불과"
해저 6,000m이상 잠항 가능한
첨단 유인잠수정 개발 잇달아
조만간 전바다 탐사 길 열릴듯
아무리 후한 관점에서 보더라도 인류가 탐사한 바다는 전체의 5%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 가운데 거의 대부분은 수심 300m 이내다. 햇빛이 들어와 파랗게 보이는 이곳은 인류에게 친숙한 곳이며 화려한 산호초와 인간이 알고 있는 거의 모든 물고기가 살고 있다. 하지만 바다의 깊이는 1만m가 넘는다. 그리고 열수분출공 및 그곳의 뜨거운 물속에서 살아가는 희귀생명체, 암 치료에 쓰이는 해면체, 침몰한 타이타닉호의 발견 등 중요한 해양학적 발견은 대부분 수심 4,500m 이내에서 이뤄졌다. 이는 기술적으로 4,500m 이상의 수심에서 안전한 탐사를 보장하는 유인잠수정의 개발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사실 현존하는 유인잠수정 가운데 4,500m 이상 잠수할 수 있는 것은 일본의 신카이6500, 프랑스의 노틸, 러시아의 미르 1호ㆍ2호, 미국 우즈홀 해양연구소의 앨빈 등 5척뿐이다. 하지만 머지않아 심해 유인탐사 시대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잠항심도 6,000m 이상의 유인잠수정 개발이 다수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6,000m 이상의 심해는 전체 해저의 2%밖에 되지 않아 이 정도만 내려가도 98%의 바다에 대한 탐사가 가능해진다. 물론 무인잠수정을 이용할 수도 있다. 지난 5월31일 무인잠수정 네레우스는 마리아나 해구의 가장 깊은 곳, 그러니까 수심 1만1,034m까지 내려갔다. 하지만 심해를 탐사할 때는 유인잠수정을 내려 보내는 것이 훨씬 유용하다는 시각이 많다. 어떤 기계도 인간의 넓은 시야를 모방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타이타닉호의 선체 내부 탐사한 앨빈
우즈홀해양연구소와 호크스오션테크놀로지는 이 같은 심해 유인탐사를 주도하고 있는 쌍두마차다. 우즈홀해양연구소는 현재 2,100만달러를 투자, 잠항심도 4,500m의 유인잠수정 앨빈의 개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1977년 세계 최초로 열수분출공을 발견하고 1985년에는 북대서양 3,810m 심해에서 타이타닉호의 선체 내부를 탐사한 바 있는 앨빈은 오는 2015년까지 잠항심도 6,400m의 유인잠수정으로 거듭나게 된다. 개조되는 앨빈은 전장 7.31m, 전폭 2.74m, 중량 20톤의 3인승으로 설계됐다. 선체는 수심 6,400m에서 받게 되는 640기압의 수압을 견딜 수 있도록 첨단 티타늄 합금으로 제작된다. 또한 6개의 전기 추진 장치를 장착, 기동성도 강화된다. 이 추진 장치는 평상시에는 수백m의 이동성을 갖지만 다른 장비를 사용하지 않으면 3.2㎞까지 탐사가 가능하다. 로봇 팔 역시 강도와 조작성능을 강화해 최대 181㎏의 표본을 수거해 수면으로 가져갈 수 있다. 개조되는 앨빈의 최대 변화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채용에 있다. 앨빈은 그동안 잠항시간이 부족해 비효율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즉 짧은 잠항시간은 지프 5대로 아프리카 대륙 전체를 탐사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것. 하지만 리튬이온 배터리를 채용하면 기존 납산전지보다 무게는 절반이지만 출력이 2배나 돼 잠항시간이 지금의 4시간에서 10시간으로 늘어나게 되며 이동속도 역시 2노트에서 3노트로 크게 향상된다. 심해 자가용 비행기 딥 플라이트 II
호크스오션테크놀로지는 자가용 비행기 개념의 유인탐사용 잠수정인 딥플라이트II를 개발하고 있다. 2011년 완성 예정인 초기 모델은 잠항심도가 1,981m지만 최종 버전은 1만1,000m를 목표로 기술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깊은 마리아나 해구의 수심이 1만1,034m인 만큼 딥플라이트II만 있으면 전세계의 모든 바다를 탐험할 수 있게 되는 것. 이를 위해 딥플라이트II는 미 해군이 개발한 최첨단 합성 세라믹을 개량해 외부 선체에 적용할 계획이다. 이 소재는 티타늄보다 중량 대비 강도가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해 유인잠수정으로는 이례적으로 딥플라이트II가 전장 4.87m, 전폭 1.37m, 중량 2,270㎏의 작고 아담한 디자인을 지닐 수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딥플라이트II는 엎드린 자세로 조종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고 편안하며 조타수의 눈이 관측 창과 로봇 팔에 가장 가깝게 위치한다. 또한 딥플라이트II는 항공기에서 착안한 날개와 4쌍의 전기 추진기로 정밀한 조종이 가능하다는 게 최대 특징으로 꼽힌다. 분당 200m의 속도로 고속 전진할 수도, 심해 절벽 앞에서 호버링을 할 수도 있다. 게다가 항공기와 유사한 방식으로 날개 주변에 양력을 발생시켜 상하좌우 어디든 신속히 방향 전환도 할 수 있다. 단지 딥플라이트II는 과학 장비를 실을 수납공간이 적다는 게 한계로 지적되지만 호크스오션테크놀로지는 카메라ㆍ센서 등이 갈수록 소형화되고 있어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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