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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이슈] LG 혁신 5년, 어디까지 왔나 <1> 활로는 '시장 선도'

R&D·계열사 시너지로 부활… '1등=LG' 이미지 만들 '한방' 필요<br>스마트폰 대응 실패 반면교사… 연구개발에 올인<br>디스플레이·2차전지·LTE 분야 등서 글로벌 1위<br>IoT·빅데이터 활용 확실한 재도약 계기 마련해야


'이보다 더 나쁠 수는 없다' '지금 사야 할 이유는 없다'

2010년 LG전자에 대한 증권사 분석 리포트 제목이다. LG전자 같은 대형주는 실적이 나빠도 '매수(바이)' 의견을 달지만 당시에는 '보유(홀드)' 의견도 쏟아졌다. 국내 증권업계가 '매도(셀)' 의견을 거의 내지 않는 점을 고려할 때 사실상 '팔라'는 의미였다. 그만큼 어려웠다. 스마트폰 중심으로 재편되는 시장 대응이 늦은 탓이었다. 대표주자 LG전자가 흔들리자 LG 전체에 위기의식이 파다했다. 리더십과 돌파구가 될 비전이 필요했다. 이때 구본무(사진) LG 회장이 들고 나온 게 '시장 선도'다. 스마트폰 대응 실패라는 뼈아픈 교훈을 바탕삼아 시장을 이끌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인식이 명확했다. 이를 위해서는 과감하고 적극적인 연구개발(R&D) 투자가 필수였고 구 회장의 R&D에 대한 집념도 굳건해졌다.

5년이 지난 지금 위기에 빠졌던 LG는 혁신을 통해 변신하고 있다. 디스플레이와 중대형 2차전지, 편광판, 롱텀에볼루션(LTE) 통신시장 등 부문에서 세계 1등을 달리고 있고 TV도 가장 진화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선두주자다. 구 부회장은 올 신년사에 이어 10일 분기마다 열리는 임원 세미나에서도 '시장 선도'를 역설할 것으로 전망된다.

◇위기론 벗고 '선도 LG' 구축=LG는 전자 부문에서 LG디스플레이가 LCD와 초고화질(UHD) TV 패널 등에서 세계 1위를 기록 중이고 대형 TV용 OLED 패널을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하며 관련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LG전자도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올레드(OLED) TV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으며 모바일에서는 G시리즈 스마트폰을 앞세워 세계 3위를 지키고 있다. 화학 부문은 LG화학이 중대형 2차전지 분야에서 세계 시장점유율 1위에 올라 있고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20여개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 공급처를 확보했다. 소재부품은 일본 기업이 독점하던 TFT-LCD용 편광판의 국산화에 성공, 세계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정보기술(IT)기기와 자동차 등에 쓰이는 고부가 합성수지인 ABS도 세계 1위다. 통신 부문은 LG유플러스가 LTE 전국망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시작했으며 LTE 가입자 비율에서도 1위다.



◇혁신 키워드는 R&D와 시너지=구 회장은 취임 후 매년 빠짐없이 '연구개발성과보고회'에 참석, R&D 성과를 거둔 연구개발팀을 직접 시상하고 있다. 석·박사급 R&D 인재를 대상으로 한 'LG 테크노 컨퍼런스'에도 꼭 참석한다. 구 회장의 이런 노력은 시장 선도의 기틀이 되고 있다. 최근 3년 전자·디스플레이·화학 등 주력 3사의 R&D에만 15조원 이상을 투자, 세계 1위 상품을 만들어냈다. R&D 인력은 2010년 2만1,000명에서 2014년 3만3,000명으로 매년 3,000명씩 늘고 있으며 같은 기간 투자액도 3조7,000억원에서 5조6,000억원(추정)으로 확대됐다.

시장 선도를 위한 또 다른 가치가 시너지다. LG의 신성장동력인 에너지분야나 자동차부품에서 시너지가 결실을 보고 있다. LG화학이 배터리 셀과 모듈을 만들면 LG전자가 배터리팩으로 완성하고 자동차 부품은 LG디스플레이(계기판 등 패널)와 LG이노텍(모터·센서·카메라 모듈), LG CNS(전기차 충전 솔루션) 등이 협업해 성과를 내는 식이다. 특히 2020년 조성되는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는 전자·화학·통신서비스 계열사가 모여 '융복합 시너지' 를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첨단 R&D 기지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껍데기처럼 굳어진 '2위 이미지'…확실한 재도약 계기 만들어야=LG의 가장 큰 고민은 '2등 이미지'다. 스마트폰이나 TV 등 주력 부문마다 국내 기업인 삼성전자가 세계 1위를 지키고 있어 단번에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 올해 LG가 '올레드 TV 대중화 원년'을 선포하고 공격적 마케팅에 나섰지만 경쟁사가 올레드 TV 출시를 미루면서 시장이 더디게 커지고 있는데 LG전자가 1위 사업자였다면 상황은 달랐다. LG가 우위를 점해온 세탁기 등 백색가전도 다른 업체의 맹추격이 이어지면서 '2015년 세계 생활가전 1위' 달성 여부는 가늠하기 어렵다. 재계에서는 LG전자가 확실한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해야 진짜 시장선도자가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학계의 한 관계자는 "사물인터넷(IoT)이나 빅데이터 등 변화의 흐름을 읽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때 역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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