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 '디플레 덫'에 걸렸다 자산가치 반토막에 씀씀이도 얼어붙어 이종배기자 ljb@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A골프연습장. 외환위기 때도 그렇고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경기불황과는 거리가 먼 곳이었다. 330㎡(100평) 이상의 초대형 고급 빌라가 밀집한 이곳은 말만 하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고소득 연예인은 물론 강남의 알짜 부자들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연습장 연회비가 250만원에 이르지만 언제나 부자들로 성황을 이뤘다. 하지만 요즈음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회원 수가 절반으로 줄고 연습장을 찾는 부자들의 발걸음도 뚝 끊기면서 주차정리 요원은 물론 프런트 여직원조차 잉여인력이 되고 만 것. 급기야 이 골프연습장은 개장 이후 처음으로 티칭프로를 포함해 직원을 절반으로 줄일 수밖에 없었다. 이는 A골프장만의 문제는 아니다. A골프장의 한 관계자는 "부자 동네인 강남구에 위치한 대다수 골프연습장이 불황 한파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감원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전이되면서 한국경제를 엄습하는 가운데 한국 부자들의 씀씀이도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외환위기 때도 식을 줄 모르는 소비력을 과시했던 한국의 부자들이 이번 위기 앞에서는 가장 앞서 소비를 줄이고 있는 것. 부자들의 지갑이 닫히고 있다는 징후는 여러 곳에서 포착된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3,000㏄ 이상 고급 승용차 판매 대수가 지난 1~7월만 해도 월 평균 5,000대를 넘어섰으나 하반기에는 3,000대로 뚝 떨어졌다. 불황에도 불구하고 부자들의 소비 덕에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던 백화점도 최근 들어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으며 골프장도 내방객이 크게 감소했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에 따르면 전국 골프장 내방객이 6월만 해도 176만명이었으나 9월에는 158만명으로 떨어졌다. 이외에도 통계청과 한국은행의 각종 조사에 따르면 고소득 계층이 경제상황을 더 비관적으로 보며 이에 맞춰 소비도 줄이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한국 부자들이 '저금리와 자산 디플레이션의 덫'에 걸려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과거 저금리 대출을 이용해 매입했던 부동산ㆍ펀드ㆍ주식 등이 큰 손실을 기록하면서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본부장은 "상대적으로 부자들이 자산 디플레리션에 따른 피해를 더 많이 받고 있다"며 "앞으로 더욱 소비를 줄여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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