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보폭 넓히는 高대행 ‘마이 웨이’

사면법 결정도 "내 지침 받으라" 여운단순관리자 넘어 "정치도 달인" 評도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은 15일 회의에서 총리실 간부들을 호되게 꾸짖었다. 야3당 대표가 요청한 임시국회 시정연설을 사실상 거부했다는 언론보도 때문이었다. 고 대행은 “개인의견을 흘리는 바람에 언론이 앞서 나간 게 아니냐”며 간부들을 탓했다. 김덕봉 총리공보수석은 회의 분위기를 기자들에게 알리며 “4당이 합의하면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게 고 대행의 뜻”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당이 임시국회 자체를 거부했기 때문에 고 대행은 시정연설을 거부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때문에 열린우리당은 고 대행의 결정에 쾌재를 불렀다. 야당은 야당대로 “여권이 고 대행의 발목을 잡은 것”이라며 여전히 그를 두둔했다. 고 대행은 여야 모두의 지지를 얻으며 자신의 뜻을 관철한 셈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 과정을 통해 고 대행은 자신을 단숨에 총리급에서 대통령급으로 격상했다는 것이다. 총리는 국회가 부르면 만사를 제쳐놓고 나가야 하지만, 대통령은 자신의 필요에 따라 시정연설을 하기 때문이다. “총리가 행정의 달인이었던가, 정치의 달인이었던가.” 이날 과정을 지켜본 한 총리실 관계자의 감상이다. 자신의 역할을 탄핵국면의 관리자로 국한해온 고 총리가 하루하루 보폭을 넓히고 있다. 국회에 대해 자신의 위상을 확립한 고 총리는 지체 없이 “여야간 정치논리, 정치게임을 초월한 국정안정”이라는 `고건식 국정운영기조`를 천명했다. 이말에는 임명직 총리이지만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있는 동안에는 여야간 등거리 노선을 걷겠다는 뜻이 함축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 대행은 또 이날 각 시ㆍ도지사에 대한 자신의 친서를 발송하도록 지시했다. 지방행정에 대한 당부를 끝으로 경제 외교안보 내치 순으로 계속된 권한접수 프로그램은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이제 고 대행에게 남은 과제는 직무가 정지된 노무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이다. 이와 관련, 고 대행은 박봉흠 청와대 정책실장의 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국정연속성을 위해 대통령께서 (업무를) 파악할 수 있도록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이 발언은 노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동안의 대리인임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노 대통령과의 관계를 가름할 진정한 시험대는 여전히 대통령 사면법 개정안 처리에 대한 고 대행의 선택이다. 이에 대한 노 대통령측의 입장은 이미 결정돼 있다. 공명선거관계장관 회의에서 강금실 법무장관은 “사면법 개정안은 재의 요구가 합당하다고 본다” “재의요구안을 준비하고 있다” “법무부가 주무부서다”는 등 강한 어조의 방향성 있는 말들을 쏟아냈다. 고 대행은 “사면법은 관계부처가 충분히 검토한 뒤 내 지침을 받으라”고 만 밝힌 채 특별한 언급이 없다. 반면 고 대행측 관계자들은 “백지상태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권한을 적극행사할 뜻을 시사하고 있다. <김정곤 기자 kimjk@hk.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