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갈 것 이라는 기대감과 달리 지난달 말 ‘중국 쇼크’로 다시 주저앉으면서 투자자들의 고심도 깊어 지고 있다. 국내 증시가 다시 상승세로 방향을 틀 것이라는 전망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증시 내부의 상승 모멘텀이 마땅치 않고 글로벌 증시의 경우도 그 동안 가파른 상승에 따른 부담이 커지고 있어 일시적이나마 조정을 보일 수도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실적 밖에 믿을 것은 없다”고 강조한다. 시장이 상승할 경우 실적주들이 더 오르고 그 반대의 상황이 펼쳐져도 다른 종목보다 낙폭이 적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연초 이후 1월까지 진행된 조정장에서도 실적 개선주를 중심으로 주가차별화 현상을 보여왔다. 전문가들은 특히 “실적모멘텀을 갖췄지만 상승장에서 제대로 오르지 못한 종목의 경우 가격메리트까지 부각돼 강한 상승탄력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시장 흐름과 관계없이 이런 종목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상승장에서는 수익을 더 내고 하락장에서는 위험을 줄일 수 있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상승세 회복 전망 속 변수 많아=지난 2월말 중국증시 폭락에 따른 쇼크로 최고치를 경신하던 증시의 상승흐름이 저지됐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세계 경기의 연착륙 기대감이 여전히 높은데다 글로벌 유동성도 풍부해 3월에는 다시 상승세를 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국발 쇼크는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양경식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은 “미국등 세계경기의 급격한 하강을 예상할 만한 뚜렷한 징후들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최근 일본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인상은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글로벌 유동성 위축에 대한 우려감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증시의 상승세를 훼손할 수 있는 변수들이 다시 부각되고 있어 낙관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학균 한국증권연구원은 “글로벌증시 조정의 본질은 가격부담”이라면서 “당분간 어려운 시기를 거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는 지난해 6월부터 9개월 연속 별다른 조정없이 상승세를 지속해 왔다”면서 “한국증시 상승도 기업실적보다는 외국인 매수 등 글로벌 증시 호조에 편승해 온 측면이 없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영익 대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부사장)은 2·4분기 중반까지 조정을 보인뒤 하반기에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했다. 그 이유로 ▦글로벌 증시 조정 가능성 ▦1분기 기업이익 개선 부진 ▦수급악화 등을 꼽았다. ◇실적호전주가 투자대안=실적호전주는 장세와 관계없이 굳건한 흐름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외부쇼크로 일시적으로 주가가 급락해도 저평가된 기업가치를 바탕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인다. 상승장에서는 상승세가 더 두드러진다. 연초이후 급격한 조정 이후 펼쳐진 반등장에서도 수익성 호전이 예상되는 종목들이 그렇지 않은 종목보다 양호한 주가흐름을 보였다. 대우증권 분석대상 종목 가운데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 54개 종목의 영업이익은 총 9조4,790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39.9%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종목들은 대부분 조선, 철강, 화학등연초 이후 견조한 주가흐름을 보인 업종에 집중됐다. 임상국 현대증권 연구원은 “순환매 장세 속에서도 실적호전이 수반된 종목을 중심으로 주가가 올랐다”며 “철저히 펀더멘털과 실적모멘텀이 뒷받침되는 종목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4·4분기 국내 상장기업의 영업이익이 예상치를 크게 밑돈 데 이어 올 1·4분기의 실적전망치도 당초 예상보다 하향조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1분기를 저점으로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증권이 분석대상 주요 상장사 142곳의 영업이익을 조사한 결과, 전년동기대비 분기별 증가율이 1·4분기 9.1%수준에서 2·4분기 18.3%, 3·4분기 20.9%, 4·4분기 34.3%로 점차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문광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수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실적이 주가에 빠르게 반영되고 있다”며 “펀드멘털 개선이 확실하지만 실적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아직 반영되지 않은 종목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익모멘텀 반영되지 않은 종목을 찾아라”=전문가들은 이달말부터 1·4분기 실적에 대한 프리어닝시즌에 돌입하면서 실적에 따른 주가차별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개인들은 이제 시장을 보고 투자하는 것보다 종목을 보고 사야 할 시기”라며“지수를 이끌어 온 주도주 가운데서도 실적모멘텀이 확실한 종목과 그렇지 않은 종목간의 주가는 엇갈린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양경식 부장은 “앞으로 금리인상, 유가 및 환율 변동등 증시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변수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이익모멘텀에 비해 저평가된 종목과 중소형주를 매수하는 전략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금융, 철강 등 주도주와 함께 상대적으로 오름폭이 적어 기술적 반등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는 반도체, 자동차, 제약업종 등도 유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함성식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소형주의 거래량이 급증하고 있는 점도 주시해야 한다”며 “ IT부품 및 반도체 설비, 장비업체 가운데 실적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는 종목군도 새로운 투자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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