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대우전자가 동부그룹 편입 이후 처음으로 국내 시장에 TV를 출시했다. '대우' 브랜드를 단 TV가 국내에 출시되는 것은 6년 만이다.
이로써 TV와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을 모두 아우르는 종합가전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동부대우전자의 전략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동부대우전자는 최근 32·42·50인치 발광다이오드(LED) TV를 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우' 브랜드를 단 TV가 국내에 판매되는 것은 지난 2008년 이후 6년 만이다.
판매가격은 40만원대 초반(32인치)에서부터 50만원대 후반(42인치), 90만원대 중반(50인치)으로, 같은 크기의 타사 LED TV보다 약 15만원 이상 싸게 책정됐다. 이 제품들은 대우디스플레이를 통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생산돼 현재 일부 온라인 유통망에서 판매 중이다.
동부대우전자 관계자는 "일부 해외 지역에 OEM 형태로 TV를 소량 공급 중이었는데 국내 특판업체들의 요청이 잇따르면서 온라인 유통망을 통해 국내 시장에도 일부 TV 모델을 출시하게 됐다"며 "동부대우의 자체 기술력과 디자인을 담은 TV 신제품은 오는 6월을 전후로 본격 출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부대우전자가 이번에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인 TV는 화면비 16대9로 풀HD급 해상도(1,920×1,080)를 지원한다. 또 178도의 광시야각 IPS 패널을 채택해 상하좌우 어떤 각도에서도 보더라도 정면에서 보는 것처럼 뚜렷한 화면을 감상할 수 있다. 10㎜의 얇은 베젤 두께로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면서 슬림한 디자인을 구현했다.
동부대우전자의 전신인 대우일렉트로닉스는 2009년 사업 구조조정 당시 TV와 에어컨·청소기 사업을 정리하고 냉장고·세탁기·전자레인지 등 백색가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한 바 있다. 대우일렉은 2009년 이전까지 '서머스'라는 브랜드로 PDP TV와 LCD TV를 생산해왔다.
지난해 초 동부그룹의 대우일렉 인수 이후 4월 사명변경을 통해 새 출범한 동부대우전자는 2013년 내에 TV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불투명한 시장상황과 생산업체 선정 등을 이유로 해를 넘겼다. 대신 동부대우전자는 지난해 9월부터 경력사원 채용공고를 내고 TV 개발 연구 및 부장급 관리자들을 꾸준히 영입해 신제품 개발에 몰두해왔다. 삼성전자와 LG전자에서 TV 개발을 담당했던 부장급 이하의 실무자급 사원 20~30명이 동부대우전자의 정체성을 담은 첫 TV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재형 동부대우전자 부회장도 "이왕 회사의 미래를 책임질 TV를 만들 거라면 최선을 다해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자"며 연구개발(R&D) 인력들을 독려해왔다.
다만 동부대우전자가 오는 6월 자체 개발한 TV를 본격 출시하기에 앞서 온라인 유통망을 통해 일부 TV 모델을 내놓은 것은 사전에 시장 반응을 점검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6월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신규 TV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동부대우전자의 TV 출시를 재촉하는 국내 특판업체들의 요청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동부대우전자가 6월 출시하는 신제품들도 중저가의 LED TV가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삼성과 LG가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프리미엄 제품이나 고가의 초고해상도(UHD) TV,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보다는 중저가의 LED TV로 틈새 시장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또 시장 진출 초기인 만큼 대규모 투자를 동반한 자체 생산보다는 OEM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한 뒤 추후 시장성이 검증된 이후 자체 생산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동부대우전자는 올 상반기 중 청소기 시장에도 다시 뛰어들 계획이다. 3㎏ 용량의 벽걸이형 드럼세탁기 '미니'를 비롯해 초소형 생활가전 분야에서 강점을 지닌 만큼 싱글족들을 겨냥한 진공청소기와 로봇청소기를 중심으로 제품 개발 중이다.
특히 로봇청소기의 경우 그룹 계열사인 동부로봇과의 협업을 통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동부대우전자는 지난해 5년 만에 처음으로 에어컨을 출시하는 등 기존 가전사업들을 복원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여름 선보인 실속형 에어컨은 10만대 넘게 팔리며 히트를 쳤다. 내년에는 가정의료기기와 스마트가전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동부그룹은 지난해 2월 인수 당시 오는 2020년까지 동부대우전자를 '글로벌 톱10 종합전자회사'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이를 위해 올해까지 1,500억원을 투자해 생산설비 효율화와 신제품 개발을 강화하고 2017년에는 매출 5조원, 영업이익 3,000억원을 벌어들이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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