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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내수산업 결산] 6. 패션ㆍ화장품
입력2003-12-23 00:00:00
수정
2003.12.23 00:00:00
신경립 기자
패션ㆍ뷰티산업은 올 한 해 그야말로 `죽`을 쒔다.
카드산업 위기는 그동안 `신용` 하나로 값비싼 화장품이나 옷을 사들이던 상당수 소비자들의 돈줄을 막아 놓았고, 그 결과는 업계의 매출 급감과 잇단 부도사태로 이어졌다. 화장품업체의 경우 유일하게 숨구멍을 터준 한방화장품의 인기에도 불구, IMF이후 최악이라는 불황 속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며 선두 태평양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체가 역신장을 기록했다.
◇패션업계 예상밖 성장 속 구조조정 급물살=한국패션협회의 추정에 따르면 올해 의류시장 규모는 18조2,28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5% 성장했다. `땡처리`와 `위기설`로 시작해서 `염가 할인`으로 막을 내리는 패션업계 사정을 감안하면 의외의 수치.
하지만 이 같은 성장세를 이끈 것은 극히 일부 부문이다. 주5일 근무 확산과 건강에 대한 관심으로 최대 혜택을 보게 된 골프웨어와 스포츠&아웃도어 부분은 각각 33%, 39%의 높은 성장세를 보인 반면, 남성복과 여성복은 각각 12%와 5.5%의 마이너스 성장에 그쳤다. 특히 중소기업 중심의 여성복은 불황의 직격탄으로 연쇄 부도와 브랜드 퇴출로 점철된 모진 한 해를 겪었다.
이처럼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기회를 잡은 것은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들. 이랜드의 중견 여성복업체 `데코`인수, 제일모직의 `구호`인수와 캐주얼 브랜드`빈폴`사업 확대, LG패션의 `애시워스`등 신규 브랜드 출시 등 패션 대기업들은 업계의 위기 상황에서 어느 때보다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
◇화장품업계 최고 호황에서 최악의 불황으로 추락= 화장품 업계는 올해 화장품 시장 규모가 소비자가 기준 5조6,000억원으로 지난 해 보다 4~5% 정도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해 최고의 호황을 누리며 잔뜩 고무됐던 터라 매출 감소의 충격은 더욱 컸다. 선두업체인 태평양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업체들이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했다. 평균 20% 감소에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업체의 경우 지난 해 절반수준으로 매출이 줄기도 했다.
유통 채널별 빈부격차는 더욱 컸다. 백화점과 방판 시장은 어려움 속에서도 꾸준히 매출이 올랐으나 전문점과 직판 시장은 일년 내내 먹구름이었다. 이 때문에 전문점이나 직판에 치중해 온 업체들의 타격은 더욱 컸다.
하지만 이 와중에서도 수입 브랜드와 맞서 싸우고 있는 한방화장품이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며 업체들의 시름을 덜어줬다. 한방 화장품은 그 동안 백화점, 방판을 통해 주로 판매됐으나 올해 들어선 직판과 전문점 시장에도 쏟아져 내년엔 더욱 불꽃 튀는 경쟁이 예상된다.
<신경립기자, 정영현기자 yh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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