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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아침에/10월 28일] 환율, 피할 수 없다면 즐겨야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좋은 방법은 스트레스를 '피하지 말고 즐기는 것'이라고 한다. 물론 최상책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지만 그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삶의 과정과정이 스트레스의 연속이니 남녀노소ㆍ빈부귀천을 막론하고 그걸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러니 차라리 즐기라는 것이다. 즐기려면 꽁무니를 빼며 아웃사이더가 되지 말고 몰입해야 한다. 정면돌파를 하는 것이다. 경주합의는 정면돌파의 성과 글로벌 환율전쟁의 스트레스도 마찬가지다.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들의'시장결정적 환율제도 도입 및 경쟁적 통화절하 자제'경주합의로 정상회의의 의미퇴색 우려를 덜게 돼 다행이다. 우회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선 결과다. 당초 우리의 희망은 환율문제를 G20 정상회의 의제에서 제외하는 것이었다. 정상회의가 환율논쟁의 격전장으로 변해 의장국으로서 국제통화기금(IMF)개혁과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 후진국 지원 강화와 지속 가능한 균형성장 협력체계 등 주요의제 합의에 주도적 역할을 통해 얻게 될 국제적 위상제고 효과가 물거품이 될지 모른다는 걱정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 간의 환율갈등이 글로벌 이슈로 확산되면서 이 문제를 다루지 않으면 다른 의제에 합의해도 큰 의미를 갖기 힘들게 됐다. 피해가려 해도 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결국 정면돌파를 할 수밖에 없었고 적극적인 중재노력으로 일단 갈등해소의 길을 열어 놓은 것이다. 어려운 문제를 다룸으로써 오히려 우리 위상이 한결 높아진 느낌이다. '의장국으로서 한국의 역할은 훌륭했고 흠잡을 데가 없었다', '한국의 날이었다'등 경주선언에 쏟아진 찬사가 이를 말해준다. 실마리가 풀렸으니 정상회의까지 남은 기간 더욱 긴밀한 논의와 조율로 합의안을 보다 구체적인 내용으로 진전시키도록 해야 한다. 환율 스트레스를 정면돌파해야 할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우리 기업과 경제가 환율에 마구 휘둘리지 않도록 체질을 강화하는 일이다. 어떤 의미에서 이게 정상회의 성공보다 더 중요하다. 정상회의에서 합의안이 나와도 구속력 있는 것이 아니면 근본적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 환율문제는 각국의 이해관계가 워낙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어 언제 갈등이 재발할지 모를 일이다. 지난번 캐나다 토론토 G20 정상회의에서도 '시장지향적 환율'에 합의했지만 최근의 거칠고 격렬한 환율전쟁을 보면 그런 합의가 있었는지조차 의문이 들 정도다. 또 경주합의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일본이 시장개입의지를 재천명하고 나서는 등 파열음이 일고 있다. 세자리 환율도 이겨낼 경쟁력을 우리 경제는 기본적으로 환율에 자유로울 수 없는 구조다. 수출이 국내총생산(GDP)의 43%를 차지할 만큼 대외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원ㆍ달러 환율이 10원 내리면 현대기아차 매출은 2,000억원이 줄어들고 환율이 10% 떨어지면 GDP성장률은 1.2% 포인트, 수출증가율은 2.1% 포인트 낮아진다고 한다. 그러나 조그만 환율변동에도 기업실적과 국가경제가 요동치는 것을 더 이상 어쩔 수 없는 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그러면 늘 환율변동에 일희일비하며 가슴을 졸일 수밖에 없다. 환율이 어떻게 변해도 이겨낼 수 있는 전천후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과거 플라자합의 후 일본 기업과 경제가 그랬듯 말이다.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과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연구개발(R&D) 강화, 품질 및 생산성 향상 노력에 박차를 가할 일이다. 상생의 노사관계 정착과 서비스산업 육성 등 내수활성화로 수출과 내수의 균형성장을 도모하는 것도 중요하다. 미국의 양적완화정책 등 여건상 환율 하락세는 불가피한 것으로 전망된다. 세 자리 수 환율에도 견딜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 겁을 먹고 도망가는 대신 즐긴다는 각오로 맞서면 그건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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