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투자자들이 최근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그동안 우수한 수익률을 보인 ‘우등생 펀드’에서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 운용사들이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1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연초 후 국내 주식형펀드 중 자금유출이 가장 많은 펀드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네비게이터 1(주식)(A)’로 무려 1,155억원이 순유출됐다. KB운용의 ‘KB코리아스타(주식) 클래스 A’와 ‘KB밸류포커스자(주식)클래스A’에서도 각각 1,070억원, 1,058억원이 환매됐다.
특이한 점은 자금유출 상위 펀드들은 대부분 연초 후는 물론 2년 이상 장기 수익률에서도 평균 이상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투자네비게이터 1(주식)(A)는 연초 후 수익률이 11.11%로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액티브일반)펀드 평균(8.54%)을 웃돌았다. 2년, 3년, 5년 수익률 역시 각각 33.60%, 99.63%, 103.42%로 모두 유형평균(23.45%, 68.10%, 52.51%)를 넘어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KB코리아스타(주식) 클래스 A’도 연초 후 8.61%, 2년 26.74%, 80.97%, 83.08%로 우수했으며, 2009년 설정된 ‘KB밸류포커스자(주식)클래스A’같은 기간 수익률이 8.34%로 평균보다 낮았지만 지난해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최근 1년간 12.62%의 높은 성적을 거둔 펀드다.
자금 이탈의 목적이 ‘차익 실현’에 방점을 찍고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 손실을 빨리 회복한 펀드들 위주로 자금유출이 심한 셈이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 운용사는 “지금은 펀드 환매 시점이 아니다”는 내용의 투자자료를 판매사 상품 담당자들에게 발송하거나 PBㆍ고객 대상 정기 교육을 통해 환매 자제를 조언하는 등 투심 돌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김현전 한국운용 전무는 “상승장의 변곡점을 간파하지 못하고 일찍 환매한 투자자들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며 “3년 혹은 5년 이상 일관된 운용성과를 내는 펀드들은 장기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만큼 지속적으로 가져가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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