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무선 통신업계 대장주인 KT와 SK텔레콤이 지난해 4ㆍ4분기 부진한 실적 탓에 주가가 동반 하락했다. 23일 KT는 지난해 4ㆍ4분기 매출액 2조8,753억원, 영업이익 836억원, 당기순손실 26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 줄었고 영업이익은 무려 54.5% 급감했다. 특히 KT가 분기별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기는 지난 2003년 이후 처음이다. KT는 유선전화 수입이 감소한데다 이석채 사장 취임을 앞두고 부실 사업자를 한꺼번에 정리하면서 실적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환율급등으로 1,700억원에 달하는 외화환손실이 발생하면서 충격이 더했다. SK텔레콤의 경우 4ㆍ4분기에 매출액 3조68억원, 영업이익 4,688억원, 당기순이익 2,631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에 비해 3.7% 늘며 사상 처음으로 분기매출 기준으로 KT를 추월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7%, 21% 줄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KT의 4ㆍ4분기 실적에 대해 예상을 크게 밑도는 부진한 성적으로 평가했고 SK텔레콤에 대해서는 부진하기는 마찬가지지만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최용재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KT는 KTF와의 합병건으로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실망스러운 실적으로 호재가 상쇄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SK텔레콤의 경우 부진한 실적을 발표했지만 어닝쇼크까지는 아니어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SK텔레콤과 KT주가는 전날보다 각각 2,000원(0.94%), 500원(1.20%) 내린 채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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