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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화산에서 오봉산(춘천)으로
입력2004-03-04 00:00:00
수정
2004.03.04 00:00:00
*2004/2/28(토) 맑음(오전), 흐림(오후) 비(귀경시)
*안내산악회 45명
*용화산(龍華山:878m)-오봉산(五峰山:779m): 강원 춘천시 사북면-북산면과 화천군 하남면-간동면 경계
*큰고개(600m;10:10)- 만장봉-층계바위-하늘벽- 용화산(10:50)- 858고지(삼각점:11:40) – 고탄령(12:10)-사야령 - (공터:12:45) - 핼리포트(1:57-2:10) – 배후령 (600m;2:20) –1봉(나한봉)- 2봉(관음봉: 3:00) - 청솔바위(3:15) – 오봉산 정상(?) (3봉,보현봉: 3:25)– 홈통바위 – 4봉(문수봉: 3:37) – 5봉(비로봉) - 청평사(4:30) – 주차장출발 (5:00) – 복정역 (7:45) – 집(8:10)
* 소요시간: 선두/5시간, 후미/6시간 40분
춘천 호반 드라이브는 또 다른 기분
일기예보는 오후에 비가 올 확률이 거의 100%로 돼 있다. 그러나 버스가 출발하면서 동쪽이 훤해, 비가 올 것 같지 않은 느낌이다. 지난 주말 전국적으로 내린 비로 춘천 가도 주위의 들과 산이 촉촉이 젖어 창밖에는 봄기운이 피어오른다.
춘천입구 삼악산 동쪽으로 휘어감고 도는 왕복 2차선 도로를 따라 의암댐을 지나 오른쪽으로 호반을 끼고 달린다. 김이 서려 부연하지만 유리창 너머로 넓은 호수를 보니 가슴이 확 트인다. 모처럼 버스에 몸을 싣고 봄기운이 도는 아침 춘천지역 북한강을 달려 보는 맛도 여느 산행과 다른 듯 싶다.
한승수의원을 비롯해 박사가 많이 나기로 유명한 서면(西面) 도로를 지나다보니 ``박사마을``이라는 간판도 보인다. 춘천호반의 정기 덕택인가 아니면 그 곳 감자는 뇌가 좋아지는 성분이라도 들어있다는 얘기인가.
연인도 한쪽으로만 끼다 보면 반대편 옆구리가 허전할까(?) 춘천댐(9:33)을 건너더니 이제는 북한강을 왼쪽으로 끼게 된다. 변화를 준다는 것은 항상 새롭다. 강 가운데 섬들이 겨울을 지낸 키 큰 앙상한 나무들을 품고 떠 있다. 고탄리에 들어서니 호수가를 따라 한겨울 위세를 부렸을 얼음은 힘이 빠져 가장자리로 바짝 엷어지고 있다.
많은 등산객들의 들머리인 양통 진입로에 이르자 운전기사가 우회전 할 듯 머뭇거린다. 그러나 대장님의 한마디에 곧장 북쪽 화천쪽으로 달린다. 물론 ``평화의 땜``으로 간다는 이정표도 보인다. 안팎의 기압차가 다르다며 귀의 고막이 신호를 보낸다. 부다리고개. 고개를 내려오니 깊어진 산악이지만 길가에 마을들이 옹기종기 자리잡고 있고, 버스는 삼화리로 우회전, 용화산 속으로 파고 들다보니 크고 작은 낙석이 도로에 흩어져 있다. 이 길은 군사도로인 것 같다.
안전 불감증은 우리네 고질병(?)
얼마 남지 않은 고개 주차장에 이르기 전 커브를 돌아 오르는 데 버스가 미끄러지며 비틀거린다. 오른쪽 앞 출입문이 길가 콘크리트벽에 스치며 멈춘다. 문이 열리지 않는다. 운전기사는 가까스로 모서리 밤바와 출입문을 긁으며 빙판을 뒷걸음질쳐 내려와 세우고 하차시킨다. 잠시나마 공포의 순간….휴!!!! 커브 구간이 산에서 흘러내린 물로 꽝꽝 얼어 붙어 우측으로 틀면서 오르다 미끄러진 것이다. 내려서 보니 핸들을 조금만 꺾어도 미끄러지게 돼 있다. 하마터면 대형사고가 났을지도 모를 일이다. 45석 만차인 상태다. 이런 위험을 항상 내 몸 바로 옆에 두고서 까지 산행을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이번에는 들머리 코앞에서. 아무래도 안전 불감증은 우리네 고질병인 것 같다.
용화산 화천 쪽 들머리 ``큰고개``는 해발 600m
100여미터 걸어 올라와 들머리 큰고개(600m)에 도착한 시각은 예정보다 20분 이른 10시 10분. 춘천시 사북면 양통 버스종점으로 넘어가는 고개로 그곳까지는 차가 다닐 수 없는 비포장의 소로(小路)라고 한다. 고갯마루에 있는 큰 돌은 차가 더 갈 수 없다는 표시같다. 대부분 등산객들은 들머리를 양통으로 해 이 고개로 한 시간 정도 올라와 용화산을 향한다. 남쪽이 부채살처럼 용화산 전체 조망은 좋을 성 싶다.
여기에서 30-40분이면 878m 용화산 정상에 이르니 이만한 높이의 산 꼭대기를 반시간에 오르는 산행도 흔치 않은 것 같다. 안내 산악회가 여기를 들머리로 삼았던 게 오봉산까지 가려면 겨울 산행으로 6-7시간으로는 끝내야 하기 때문에 초장에 시간을 절약해 보자는 생각이었으리라.
차내에서 3시까지 배후령 도착한 사람만이 오봉산을 계속할 수 있는 ``컷`` 으로 하겠단다. 그러니까 4시간 30분에 주파하라는 얘기다. 그리고 배후령에서 청평사 주차장까지 2시간 잡아 5시까지 완료하란다. 프로 골퍼 박세리처럼 성대결도 아닌데 컷을 통과해야 한다는데 걱정이다. 사실 처음 내 목적지는 오봉산이지 용화산은 금시초문이었다. 어쨋튼 청평사까지 넘어가야 한다.
40분만에 정상(878m)에
안내판에 정상까지 ``0.9km, 40분``이라고 쓰여있다. 처음부터 가파르면서 밧줄이 매어져 있다. 앞 사람 뒤꽁무니만 따라가야 하는 등산로로 응달은 잔설에 곳곳이 빙판이다. 아이젠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버스속에서는 봄으로만 느껴지던 날이 역시 산에는 다르다. 세운 칼날은 거의 다 빠진 듯하지만 바람이 꽤 세게 걷어 올라 온다. 컷에 통과할 생각들이라 마치 산악 마라톤이라도 하는 것 같이 달아난다. 한 바탕 힘을 썼더니 이내 능선에 이른다. 소나무가 윗가지를 어지럽게 뻗고서 바위 의자에 등받이를 붙들고 앉아있는 것 같다. 그 옆에는 멧돼지 주둥이 같기도 한 바위다. 동쪽 진행방향으로 만장봉이 천길 아래로 깊이 뿌리를 내리고 웅장함을 자랑한다. 겉으로 보기엔 육산인데 바위가 간단치 않음을 말해 준다. 남서쪽에는 드넓은 춘천 호반.
소나무가 바위의자를 걸터 앉아
소나무로 둘러싸인웅장한 만장봉
정상에 이르니 하차 후 40분이 지난 10:50분. 공터에 멋없이 3단 기단 위 화강암석에 ``龍華山``이라고 표지석이 서 있다. 세운지 얼마 된 것 같지 않다. 지네와 뱀이 서로 싸우다 이긴 쪽이 용이 되어 하늘로 올라가다 만들어졌다는 얘기가 있단다.
아기자기한 암릉길, 빙판 북사면 길이 걸림돌
2-3년 전부터 사람이 적은 곳을 찾던 등산매니아들이 개발해 이제는 안내 산악회가 자주 찾는 산이란다. 그래서 그런지 정상 표지석 외에는 이정표가 전혀 없어 장님 문고리 잡는 격이다. 지도를 봐도 누가 얘기 안해 주면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다. 그래서 그런지 길이 조금이라도 헷갈린다 싶으면 산악회 리본들이 즐비하게 펄럭인다.
삼악산에서 보는 전망만은 못하지만 북쪽으로 파로호가 보인다고 했는데 너무 뒤쳐지는 가 싶어 파로호에 눈도장 찍을 겨를도 없이 정상석에 한컷 누르고 다시 뒤로 돌아나와 왼쪽 허리로 내려섰다. 한국전쟁시 수력 발전 때문에 욕심이 나 서로가 꼭 뺏고 싶었던 파로호. 전투가 치열했음은 당연한 일이다. 지나온 곳을 뒤돌아보니 ``층계바위``라는 눈에 띄는 바위가 층층히 큰 암반에 얹혀 있다.
암반에 얹혀있는 층계바위
갖가지 이름의 기암 괴석이 많은 산이다. 득남바위, 주전자 바위, 마귀할미바위, 작은 비선대, 젖꼭지바위, 광바위, 바둑바위. 그러나 알려줘야만 쉽게 알 수 있다. 이 기괴한 바위들은 안개, 구름, 계곡의 맑은 물과 함께 용화산의 특징이란다.
암릉과 북사면길을 번갈아 지나간다. 북사면 길은 빙판이 많아 아이젠을 껴야하고 바위가 나오면 벗어야한다. 사면이나 바위를 지나다 보면 떨어지면 즉석에서 황천행이 될 낭떠러지가 많다. 그러니 다리에 군기가 잔뜩 들어간다. 그러기를 첫 봉우리인 삼각점 (858m;11:40)을 지나 고탄령(?)까지 계속되어 올망졸망한 암릉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신이 났을 것이다. 아마도 고탄령을 지나면서부터는 일반 숲속 능선의 낙엽 쌓인 오솔길을 오르락 내리락 한다.
봄이면 신갈 숲 그늘에서 분홍 진달래
낙엽은 거의 신갈나무 잎이다. 푹신푹신하다. 지나는 길 가에는 진달래 관목이 계속 있어 봄에 다시 찾아 오면 참나무 그늘에서 청정 산소 마시며 원없이 분홍 진달래 구경하며 즐길 것 같다. 간간이 구색을 맞춰주는 소나무 군락지. 대부분이 아름들이 금강송 형제들같다. 마치 공생이라도 하듯 바위에 붙어있는 꼬불꼬불한 소나무와는 판이하다. 그래서 자생하는 송이버섯의 향기와 품질이 좋아 비가 오고난 날이면 도처의 나물꾼들이 들어 온단다. 산삼도 많아 전국의 심마니들의 경연장이 되곤 한다니 사람 때가 아직 덜 탔다는 얘기일 것이다.
넓은 공터가 있는 봉우리다. (12:45) 사방이 조망하기는 좋은데 부연하다. 바람과 함께 눈이라도 올 듯 하늘이 찌푸둥하다. 한 두어 마리 까마귀가 계속 울어대 매우 불길하다. 사고라도 예고하는 듯해서 말이다. 북동쪽 산아래로 논과 촌락이 옹기종기 발달돼 있는 게 평화스러워 보인다. 그림 같이 자리 잡은 간동면 간척리 일대의 분지형 산곡평야지대. 춘천에서 양구가는 최단코스의 한 복판인 셈이다.
북쪽 화천군 간동면 간척리 일대의 분지형 산곡평야지역
3명이 거의 후미로 쳐져 식사를
우리는 3명이서 거의 후미로 가고 있는 중이다. 한 분은 몸이 아파 안 올려다 친구하고 왔다며 둘은 앞서 갔단다. 다른 한 분은 지난 주말 비가 오는 바람에 쉬었더니 표시가 난단다. 나도 마찬가지다. 빙판길에 힘이 들었다는 것은 양 무릎 조인트에서 신호를 보낸다. 한번은 힘든 절벽 타고 한번은 밧줄을 잡고 내려와 오르락 내리락하며 헬리포트에 이르렀다. 여기서 식사하고 배후령을 통과 오봉산을 향하기로 했다. 날씨가 좋은 것 같아 아이젠을 버스에 놓고 온 바람에 조심조심 걸어 왔다는 한 아주머니가 올라 온다. 우리는 오면서 벗었다 신었다를 스무 번 정도는 한 것 같은데… 발 아래로 양구에서 오는 46번 국도가 뱀이 기어오르는 것 마냥 꼬불꼬불 허옇게 오봉산과의 경계를 이루는 배후령(600m) 정상까지 올라온다.
배후령 주차장(오봉산수 식당)에 이르니 2시20분. 20분 일찍 시작한 것을 감안해도 3시 기준 20분 일찍 도착한 셈이다. 후미지만 컷에 통과 음식점앞에서 대장님이 괜찮다는 얘기다. 그런데 컨디션이 안좋다는 한 분은 여기서 끝내겠단다.
배후령은 용화산과 오봉산의 들머리이자 날꼬리
배후령 고개(해발 600m)
춘천과 화천의 경계 고개인 배후령은 서쪽 용화산과 동쪽 오봉산 각각의 들머리이자 날꼬리이기도 하다. 오봉산 정상 넘어 청평사까지 두시간 코스라니 5시까지는 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고 또 가야만 하는 산이다. 1993년 5월 말경 혼자서 청평사까지만 왔다간 경험이 있던 곳이라 정상을 밟아봐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당시는 등산이 목표가 아니라 최고 오래된 고려시대 정원과 이 청평사 고찰을 찾아 배를 타고 왔었다. 등산은 항상 부수적인 때였다.
다섯개 봉우리로 이루어졌다는 오봉산은 춘천 시민들이 쉽게 찾아가서 소양호와 함께 즐길 수 있는 휴식처. 물과 산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곳이다. 마적산(605m:서쪽끝), 오봉산(779m), 부용산(882m) 봉화산(736m동쪽 끝)이 남쪽으로 역U자를 형성 소양호가 깊숙히 들어와 있고 청평사가 화점(花點)에 둥지를 틀고 있다.
오봉산은 산행 시작 다시하는 꼴
등산을 다시 시작하는 꼴이 되어 힘은 배 이상 드는 것 같다. 북사면이라 역시 빙판이 많고 가파르다. 용화산 큰고개 들머리에서와 비슷하다. 제1봉은 알아채지도 못하고 지나쳤다. 싸래기눈이 조금씩 떨어진다. 평탄한 바위가 있는 제2봉(2:55)은 관음봉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다. 배후령의 46번 도로가 눈에 훤히 들어온다. 대장님과 아이젠 두고 왔다는 분이 우리를 따라잡는다. 후미 가이드 포함 10명이 배후령에서 버스에 올라탔다고 한다. 그러니까 우리 둘이 35명중 제일 꼴찌로 가고 있는 중이다.
바위와 소나무의 어울림
3:10분이 되자 선두가 무전으로 도착했다고 알린다. 대장님이 바위를 올라오다 뒤를 돌아보란다. 푸른 소나무를 받치고 있는 ``청솔바위.``(3:15) 지도에 나오는 지명이다. 우리 둘만 왔으면 지나치기 십상이다. 소나무와 바위는 찰떡 궁합인가. 참나무가 그처럼 바위에 있다면 어울릴까? 더욱이 잎이 진 앙상한 가지를 하고 있는 겨울에 푸르게 생명력을 보여주며 무생물인 바위에 기대어 공생하는 것처럼 보이는 절묘한 어울림. 용화산과 이 곳 오봉산에서 암릉길을 지나오며 보인 이 조화가 누가 시켰다고 한들 가능했겠는가!!! 바위는 본디 산에 있는 것. 소나무(pine)는 원래 ``산에서 나는 나무``라는 뜻의 핀(pin)에서 왔다. 진정한 산의 주인인 무생물의 돌과 생명체의 소나무가 쌍이 된 것도 우연이 아니라고 하면 지나친 비약일까?
바위와의 공생으로 청솔바위(소나무가 너무 짤려서)
정상에서의 조망
쇠줄을 붙잡고 바위를 한번 치고 오르니 오봉산의 중앙봉(3봉;3:25-27)이자 최고봉이라는 표지판이 서 있다. 쇠밧줄이든 합성수지 밧줄이든 바위를 잡고 오르는 것은 재미있다. 북동쪽 제일 뒤의 스카이라인을 이루는 추곡약수로 유명하다는 사명산(1198m)이 보이고 그 아래 움푹하게 들어간 곳 아래에는 양구의 소양호가 자리잡고 있단다. 남서쪽으로는 수리봉 (650m), 마적산까지 병풍처럼 둘러져 있다. 정상이라서 사진 한 컷.
홈통바위는 소양호로 내려가는 통로인가
쇠사슬 잡고 홈통 (구멍) 바위를
대부분이 슬랩지역이다. 바위사이로 툭 떨어지는 홈통바위. 소양호로 내려가는 출입구인가. 너무 깊다. 밧줄을 잡고 가까스로 빠져나오니 그리 멀지 않게 산사이 한가운데 소양호가 얼굴을 살포시 내민다. 고즈넉이 자리잡은 청평사도 보인다. 다시 내려오다 보니 멀쭉한 바위가 서있다. 한 아주머니가 부여 안고 금년 좋은 일만 있게 해 달라며 꼭 껴안는다. 전설로 흔히 내려오는 망부석.
망부석을 껴 안고 소원을 빌어
쇠밧줄 지대는 너무 길어
4봉 (3:37)과 5봉을 서둘러 찍고... 비가 올려고 한다. 주차장에서는 비에 대비 빨리 빠져나가자고 좀 서두르란다. 그런데 보며 사진 찍을 게 많고 무릎도 아프다. 정말 과부하 걸린게 확연하다. 칼바위를 지나 슬랩지대에는 쇠줄로 계속 되어 있어 손목에 힘이 쭉 빠진다. 오죽 쇠줄이 길면 ``쇠줄 지역``이라고 지도에 표시했을까. 오봉산이 이렇게 슬랩이 많은 줄 몰랐다. 물론 서쪽으로 비켜가면 골짜기가 나와 다른 맛이 있을 것이다. 힘들지만 오봉 정상에서 내려오는 바위지대를 좋아할 사람이 많을 것 같다. 아늑하게 자리잡은 청평사를 돌아볼 생각도 못하고 내려오는데 옛날에 봤던 전설이 얽혀 있는 영지(影池)와 구성폭포(九聲瀑布)가 나온다. 한가롭게 거니는 젊은 연인이 호젓한 청평사 입구 도로에 너무 잘 어울려 보인다. 폭포는 수량이 제법 많다. 날이 흐려 사진은 잘 나오지 않을 것 같다.
구성폭포
정신 없이 내려오다 보니 땀이 제법 났고 이렇게 겨울산행을 길게 했는데 늦게 온 죄로 하산주를 못하니 서운하다. 그러자 배후령에 버스를 탔던 분이 친구 둘과 길가 원탁에 둘러 앉아 식사를 하며 막걸리를 한다. 구면이라고 일단 한 사발만 달랬다. 대장은 빨리오라고 아우성이다. 사실 5시까지라고 약속했기 때문에 나도 시간 내 골인한 셈이다.
마지막 일행도 그냥 배후령에서 멈췄어야 했는데 무리였다고 하신다. 나 역시 무릎이 안 좋고 쇠줄을 많이 잡아 팔목 어깨가 뻐근하다. 대장님이 차내에서 팔운동을 많이 해야 할 것이라고 예고는 했었다.
소양호 배 안 탄 것은 아쉬움으로
배를 타고 소양호를 건넜으면 또 다른 분위기였을 텐데… 1973년 건설된 소양댐과 청평사간 유람선과 보트의 왕복 요금이 1982년 300원, 800원. `93년 보트는 없어지고 유람선 요금은 2,400원, 현재(2004)는 4,000원으로 세월의 변화를 돈으로 바꿔 보았다.
1시간 25분을 달리다 저녁식사를 위해 가평휴게소에 정차해 내리니 비가 부슬부슬 오기 시작한다. 총2시간 45분만인 7시45분에 지하철 복정역에 도착 무사히 귀경했다.
오봉산 망부석에서 바라본 소양호
에필로그
암릉이나 스랩 지역이 많아 겨울에 두개의 산을 섭렵하기가 나로서는 좀 넘쳤다. 그래도 평소 안내 산악회에서 이곳의 이어가기 코스를 잘 잡지 않는데 해낸 게 뿌듯하다. 용화산도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오봉산 역시 오봉이 오밀조밀하다. 다음에는 오봉산을 U자로 해본다든가 용화산부터 오봉 중간에서 해치고개로 내려 왔다 부용산으로 가 보는 산행도 재미있을 것 같다. 특히 봄산행이 제격일 것 같다. 산행을 할수록 방방곡곡 산들이 정말 비단에 수를 놓은 것 같다. 차가 빙판에 미끄러진 게 흠이라면 흠이었다. 솜씨가 서툰데다 흐린 날씨 때문에 사진이 뿌옇다 .
<워싱턴=김승일 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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