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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해외에만 너무 힘썼나

올 당기순익 75% 급감… 제과4사 중 최대 폭<br>초코파이 등 주력제품 경쟁사 도전에 고전<br>"해외사업 집중하느라 국내 등한시" 지적도


중국, 베트남 등 해외 시장에서 급성장하며 주목 받아온 오리온이 국내 사업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오리온의 올 1~3분기 누적 매출·영업익(국내 법인 기준)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 21% 줄어들었으며 특히 당기순이익은 75%나 급감해 롯데제과·해태제과·크라운제과 등 국내 제과 4사 가운데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3·4분기 매출은 1,868억원으로 지난 2011년 이후 2년 만에 해태제과(1,996억원)에 역전당했고 7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내년에는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오리온 국내 법인의 연간 매출이 해태제과에 역전 당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올 들어 소비 침체와 대형마트 의무휴업 등의 영향으로 국내 제과업계가 전반적으로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오리온은 초코파이, 포카칩 등 주력 브랜드가 경쟁사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으며 지난 2008년부터 '고급 웰빙 과자'를 표방하며 공들여온 '마켓오'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연 매출 1,000억원대를 기록하며 '국민간식'이라는 별명을 얻은 초코파이는 매출이 줄어들며 위상에 금이 가고 있다. 초코파이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오리온의 파이류 매출은 올 1~9월 1,19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감소했다.



설상가상으로 올 5월 롯데마트가 오리온 초코파이와 동일한 가격에 수량을 늘린 자체 상표(PB) 제품 '통큰 초코파이'를 출시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롯데제과가 프리미엄 제품 '가나리얼초코파이'를 출시하는 등 오리온 초코파이가 협공을 당하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감자칩 스낵 시장 부동의 1위인 포카칩 역시 농심 '수미칩'의 도전을 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올들어 10월까지 감자칩 시장에서 수미칩의 점유율은 13.9%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포인트 상승한 반면 포카칩은 47.8%로 1.2%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농심은 지난해부터 인기 아이돌스타 수지를 수미칩 모델로 기용해 마케팅 을 펼치면서 올 1~9월 스낵 부문 매출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끌어올렸다. 지난달에는 시리얼시장의 강자 농심켈로그도 '스페셜K 라이트 칩'을 출시해 감자칩 시장에 뛰어들었다. 또 마켓오는 '리얼브라우니' 외에 인기 제품이 별로 없고 가격은 지나치게 비싸다는 평가를 받으며 A대형마트에서 올 1~10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나 빠졌다.

오리온의 국내사업 부진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는 "오리온이 해외사업에 집중하느라 국내사업은 등한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담철곤 회장이 오리온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날 당시 오리온은 "국내사업이 자리를 잡아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하고 담 회장은 오너로서 해외사업에 주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부진한 국내 사업으로 인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사업이 신통치 않다면 오너가 직접 챙겨야 하지 않냐"며 "그래서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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