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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미래다] 두산, 마이스터고와 산학협력·사내 MBA 적극 도입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인재육성 등 두산의 인재 철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두산

두산중공업 연구원들이 창원공장 연구개발센터에 마련된 창의력 향상공간인 '디스코'에서 게임을 즐기고 있다. /사진제공=두산


두산은 올해 118주년을 맞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이다. 동시에 최근 10여년간 가장 역동적으로 변화한 기업이다. 1998년 대표적인 내수 소비재 기업이었던 두산은 지금 ISB(Infrastructure Support Business) 중심의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이다.

두산의 오랜 성장과 눈부신 변화는 두산 고유의 인재 중심 경영 철학이 바탕이 되고 있다. 두산의 인재철학은 '사람이 미래다'라는 광고 카피로 요약할 수 있다. 또 이같은 철학은 2G(Growth of People, Growth of Business) 전략으로 구체화 된다. '사람의 성장을 통해 사업의 성장을 이끌고 다시 사업의 성장을 통해 나온 가치로 사람의 성장을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두산의 최고경영진은 이에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직접 발벗고 나선다. 지난해에도 10여개 대학에서 진행되는 설명회에 최고경영자들이 직접 참석해 채용설명회를 진행했다. 박 회장은 지난해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채용설명회에서 "사람이 미래다'라는 두산의 광고 카피는 단순한 기업 광고가 아니라 두산의 경영 철학을 그대로 표현한 메시지"라고 소개했다. 아울러 "실패에 대한 공포를 끊임없이 가하고 사람을 가혹하게 다루는 것에 우리나라 많은 조직이 취해있는데 그렇게 해서는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는다"며 "실패에 대한 공포를 줄여주는 쪽으로 움직여야 조직 창의성이 올라간다"며 인재 경영 철학을 일부 소개하기도 했다.

주요 계열사들은 인재중심 경영철학을 내부 직원에 국한하지 않고 미래의 꿈나무인 학생들까지 확대 적용하고 있다. 청년 에너지 공모전, 마이스터고 및 특성화고 등과 산학협약 등이 대표적인 예다. 두산중공업이 진행하는 청년 에너지 공모전은 '지구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아이디어 공모전'이라는 부제로 대학생들의 자유롭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대회다. 공모전 1차전을 통과한 학생들은 두산중공업의 전문가들과 함께하는 2박 3일간의 '코칭 스쿨'에서 새로운 그림을 그려나가게 된다. 두산중공업은 대학생뿐만 아니라 본사가 위치해 있는 창원시와 사회공헌 협약을 맺고 지역 우수인재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특히 창원과학고, 마이스터고·특성화고 및 전문대와 산학협약을 맺고 맞춤형 인재육성에 노력을 기울인다. 아울러 저소득 가정 중·고등학생 장학금 지원, 초·중학생 학원비 지원 등 지역 우수인재 양성에도 애쓰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011년 10월에 수도전기공고, 부산자동차고, 창원기계공고 등 3개 고교와 '마이스터고, 특성화고 인재 육성과 채용을 위한 산학협력' 협약을 체결하고 학교별 2·3학년 재학생을 대상으로 '두산반'을 만들었다. 학생들은 기존 교과 외에 두산중공업 사업 특성에 맞춰 개발된 맞춤형 교과를 이수하게 되고, 두산중공업 직원 20여명이 강사로서 한 달에 두 번 학교를 직접 방문하여 이론 수업도 병행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 사내 MBA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인재 확보라는 기업의 고민을 해결하는 동시에 자기계발을 고민하는 직원들에게도 해결책이 되고 있다. 사내 MBA는 회사 상황에 따라 커리큘럼, 교육기간, 운영방식을 디자인 해 회사가 필요로 하는 인재 육성에 적합한 맞춤형 교육으로 그 효과를 더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통상 1-2개 정도인 사내 MBA과정을 세분화 한 직급별 MBA프로그램 운영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사원~대리급을 대상으로 하는 '주니어MBA', 대리~과장을 대상으로 하는 '탤런트MBA', 차장~부장까지를 대상으로 하는 'C-MBA(Core MBA)', 중역 대상 'E-MBA(Executive MBA)'등 각 직급과 연차에서 필요로 하는 경영지식을 습득하고, 실무역량을 강화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교육기간은 최소 4개월에서 최대 1년이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사내MBA 과정이지만 쟁쟁한 강사진과 높은 학습량, 까다로운 학사관리로 외부 MBA과정과 다를 게 없다"며 "경영, 회계, 인사 등 다양한 부문에서 현업에 적용 가능한 내용 위주로 공부하다 보니 회사의 사업과 자원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디스코'에서 창의력 키워요

두산중공업 창원공장 연구개발센터 1층에는 마치 구글, 페이스북 등 해외 IT회사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시설이 마련돼 있다. 게임룸은 물론 다트, 골프퍼팅장, 안마기 등이 늘어선 이곳에서는 주중 어느 때라도 두산중공업의 연구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여유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들은 실내화를 신은 채 다트게임을 즐기거나 차를 마신다. 닌텐도에 빠져있는 직원들의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다.

330㎡ 규모의 이곳은 두산중공업 만의 창의력 향상 공간인 '디스코(DISCO·Doosan Independent Space for Creativity & Originality)'다. 두산 중공업이 이같은 시설을 마련한 것은 연구원들이 업무시간에 많이 '릴렉스'하고 놀아야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생각에서다. 최승주 두산중공업 기술연구원장은 "제품 하나를 어떻게 개발할까 하는 생각보다는 소프트한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꾼다는 마음이 중요하다"며 "아이디어는 연구소 책상 앞에서가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나올 수 있다"고 디스코의 취지를 설명했다.

디스코는 두산중공업의 경영진부터 실무진에 이르기 까지 전직원의 고민을 담아 만들어졌다. 보일러, 터빈, 원자로 등 대형 발전설비를 만드는 대표적 중공업 기업이 딱딱하고 무뚝뚝한 남성적인 이미지의 회사 분위기를 바꿔 아이디어가 샘솟는 새로운 공간을 마련하기란 쉽지 않았다. 박지원 두산중공업 부회장은 직접 " 경기 둔화로 비용 절감의 필요성이 커졌지만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R&D 역량 강화 지원의지를 직접 밝히며 디스코 탄생을 도왔다

실제 연구원들은 디스코가 업무 몰입도 향상에도 크게 도움을 주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휴식과 함께 사색의 공간도 갖춘 만큼 게임을 즐기다가도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을 때는 언제든 그자리에서 아이디어를 구체화한다.

디스코에 설치된 개인 방갈로라는 1인 독서실 모양의 공간은 입구 외엔 사방이 막힌 원통형 구조로 랜(LAN)선과 독서대도 갖췄다. 들어가면 주변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는다. 최낙정 열유체연구팀 연구원은 "업무시간 종종 독서를 하며 긴장을 푼다"며 "자리를 비워서 눈치 보는 일은 전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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