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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포커스] 농협금융지주가 선뵌 해외 진출 새 모델

새희망그룹 통해 중국 진출… 금융·유통 결합 첫 사례

5월 중 중앙회와 손잡고 우유 수출

합작법인 설립해 금융업무도 맡아

"지점 개설로는 성공 못해" 판단

중앙회 유통망 활용 적극 공략


농협금융지주가 중국 최대 농축산 관련 기업인 '새희망그룹(New Hope Group)'을 통해 중국에 진출한다. 이는 농협금융지주에서 유통과 금융이 결합하는 첫 사례로 향후 농협금융 해외 전략의 새 틀이 될 것으로 보인다.

6일 농협중앙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는 농협중앙회와 함께 이달 중 새희망그룹에 농협 우유를 수출한다는 계획으로 선적을 준비하고 있다. 새희망그룹에 대한 우유 수출은 임종룡 전 농협금융지주 회장 시절부터 준비해 온 프로젝트로 김용환 신임 회장이 강조해온 유통과 금융의 동반 해외 진출과도 부합하는 모델이다.

우유 수출은 먼저 농협과 새희망그룹 간 접점을 넓혀 향후 금융과 유통 간의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된다. 농협금융은 우유 수출시 환전, 수출대금결제 등 단순 업무에서 시작해 합작공장을 지으면 투자금 등 금융 관련 업무를 농협금융에서 맡게 되는 형태로 진행된다. 나아가 농협금융은 새희망그룹이 대주주로 있는 중국 민생은행과 합작해 신용보증 합작사 등을 설립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중국 진출을 모색할 방침이다.

◇우유 수출로 교두보 쌓고 합작사 통해 금융 패키지 진출=농협은 우선 우유를 수출한 후 새희망그룹 내 수입법인을 통해 우유 판매를 늘린 뒤 다음 단계로 농협과 새희망그룹 합작법인으로 공장을 국내에 지어 직접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은 토지와 금융을 지원하고 중국은 중국 내 판매망을 책임지는 형태다. 또 '또래오래' 등 농협 내 외식 프랜차이즈 역시 새희망그룹을 통해 수출하는 사업 중 하나다.

농협이 새희망그룹에 '목우촌' 이름으로 우유를 수출하는 것은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의 취임 일성인 농협의 성장동력으로서의 해외 전략과 맞물려 있다. 해외 진출을 통한 글로벌 역량 강화는 김 회장의 역점 사업이다. 단순한 지점 진출에서 벗어나 농협중앙회와 협력해 중국·동남아시아·중동 등 해외 시장에 적극 진출하겠다는 구상이다.

김 회장은 "농협금융지주는 중앙회와 함께 농협의 채소·우유 등 해외 프로젝트 공조를 통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다"면서 "금융과 중앙회를 통한 유통이 연계하면 기존과 다른 해외 진출 모델로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우유와 외식업 프랜차이즈 등 유통업을 시작으로 보폭을 넓혀 결국에는 농협금융제도를 수출하는 형식으로 금융의 해외 진출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새희망그룹이 농축산 유통뿐만 아니라 중국 내 10위 은행 중 유일한 민간은행인 민생은행의 대주주인 것 역시 금융업으로 진출하는 데 최적의 조건이라는 평가다. 특히 중국은 아직 농축산업자 대출에 대한 신용보증제도와 정보기술(IT) 부문이 취약한 상황에서 농협금융은 '농민수산업자 신용보증제도'와 전산 관련 노하우를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농협금융과 민생은행이 농민 신용보증제도를 함께 출자, 합작사를 만드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유통·금융 패키지', 금융 해외 진출의 새로운 시도=농협금융의 이 같은 해외 진출은 해외에 단순히 지점을 열어 교민과 한국 기업을 상대하는 식의 영업은 더 이상 성공할 수 없다는 공감대에서 임종룡 전 금융지주 회장 시절부터 차근히 준비됐던 사업이다. 이미 주요국과 개발도상국 등 해외 진출 승산이 있다고 판단되는 국가는 포화 상태인 상황에서 농협금융마저 같은 방식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것은 수익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농협 고위관계자는 "농협의 해외 진출이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이뤄지면 국내 은행끼리 정해진 파이를 나눠 먹는 식이 된다"며 "이번 새희망그룹에 대한 우유 수출은 유통과 금융을 묶는 패키지 형태의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농협은 중앙회라는 거대 유통망을 이용하면 유통과 금융이 동반 진출하는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국내 금융사들이 국내에서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해외 진출을 모색하지만 해외에서 교민과 한국 기업 상대 외에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타 금융사 해외 진출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쓰촨시 칭다오에 본사를 두고 있는 새희망그룹은 사료업으로 시작해 현재 중국 제1의 농축산 관련 기업으로 꼽히는 기업이다. 농업·축산 가공업을 바탕으로 현재 화학과 보험·금융까지 400여개의 자회사로 확장, 총 8만명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다. 새희망그룹은 금융 계열사로 중국 은행 7위이자 첫 민간은행인 민생은행의 대주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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