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때마다 소방수 역할을 맡았던 티모시 가이트너(사진) 재무장관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만류에 따라 결국 머무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가이트너 장관은 그동안 부채상한증액 협상이 마무리되는 대로 물러나겠다고 여러 차례 사임 의사를 밝혀 왔으나 오바마 대통령이 장관직을 계속 수행해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하면서 대통령 임기 말까지 유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지만 백악관의 요청과 별개로 가이트너 장관의 가족은 최근 뉴욕으로 모두 거주지를 옮겼으며 그 역시 아직 유임 여부를 최종 결정하지는 못했다고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이 전했다. 가이트너 장관의 거취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는 그가 2009년 1월 오바마 행정부 출범 때부터 장관직을 맡아 경제정책에 깊숙이 관여한 핵심 관료인데다 앞으로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부채협상이 일단 한 고비를 넘겼지만 세제 개혁과 같은 구체적인 적자 해소 방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아 할 일이 많다"며 "오바마 대통령과의 오랜 친분 역시 유임 요청을 거절하기 어려운 이유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선을 앞두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 입장에서는 경제 위기 해결을 위해 가이트너 장관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더구나 만일 그가 사임하게 될 경우 후임 인선을 둘러싸고 여야간 충돌이 불가피해 경제 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한편 시장에서는 존 코자인 전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와 게리 젠슬러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 등이 재무장관 후임자로 거론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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