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强위안시대' 13억이 뛴다] <2부 1> 세계의 공장에서 첨단의 현장으로

"기술자립 하자" 전방위 기업사냥<br>넘쳐나는 외환보유액 무기<br>가전·IT·자동차등 거침없이 사들여<br>"통상마찰 해소등 부수 효과" <br>정부도 해외투자 적극 장려


“중국의 렌샹(聯想ㆍLENOVO)이 세계최고의 컴퓨터 메이커인 IBM을 산 것은 중화민족의 실력을 세계에 알린 획기적인 사건입니다.” 지난해 12월 롄샹이 IBM사의 PC사업 부문을 17억5,000만달러에 인수한 날, 중국 국영방송인 CCTV의 여성앵커는 상기된 표정으로 “중국이 미국의 자존심을 꺾었다”고 보도했다. CCTV 뉴스프로그램에 초청된 롄샹의 CEO 장루이민(張瑞敏)도 “IBM사의 PC사업 부문 인수로 롄샹은 세계 최고의 PC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며 기염을 토했다. ‘세계의 공장’ 중국이 ‘세계의 자본’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중국은 국가 미래와 직결되는 첨단산업과 에너지산업에서 전방위적으로 ‘글로벌 기업사냥’을 펼치고 있다. 코트라(KOTRA) 베이징 사무소의 한 관계자는 “비록 좌절되기는 했지만 중국은 올해 174억달러를 제시하며 미국의 전략산업체인 유노칼을 인수하겠다고 나서 미국 정치권의 거센 반발을 일으키기도 했다”며 “중국의 거침없는 ‘기업 사냥’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사냥은 ‘꽃 놀이패’= BOE의 한국 하이디스 인수, 싼지우의 일본 동아제약 인수, TCL의 톰슨 지분 및 알카텔 휴대폰 부문 인수, 상하이기차의 쌍용차 인수…. 2003년 이후 중국기업들의 글로벌 첨단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굵직굵직한 ‘기업사냥’이 잇달아 성사되면서 중국의 해외투자액은 2002년 9억8,000달러에서 2003년 20억8,700만달러, 2004년 36억2,000만달러로 급격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중국이 이처럼 첨단 글로벌기업을 마구 사들이는 것은 첨단 원천기술 확보를 통한 ‘기술자립’이 최대 목적이다. 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IBM이나 HP같은 외국 업체의 컴퓨터 단순조립이나 수리를 담당하던 영세업체가 IBM PC사업부의 새 주인이 된 것도, 상하이기차가 한국의 쌍용자동차를 인수하고 영국 로버 자동차 인수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도 독자모델 개발을 위한 기술력 확보를 위해서였다. 자동차부품업체인 완샹이 미국 자동차 부품업체인 UAI(Universal Automotive Industries)를 30억달러에 인수한 것이나 지난 2003년 더롱이 독일의 페어차일드도르니어를 사들인 것 역시 기술획득이 주목적이었다. 여기에다 중국은 ‘기업사냥’을 통해 ▦위안화 절상압력 완화하고 ▦통상마찰을 줄이며 ▦해외시장을 넓히는 등 다양한 부수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산업연구원 이문형 연구위원은 “중국은 외환보유고 해소, 첨단기술을 획득, 기업 글로벌화, 통상마찰 완화, 자원확보 등 ‘일석오조’의 효과를 노리고 기업들의 해외투자를 적극 장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기업사냥 가속화 예상= 그러나 기업사냥 효과가 당장 눈에 드러나게 나타나고 있지는 않다. 중국의 대표적 정보산업(IT) 기업인 TCL은 알카텔과 휴대폰 분야에서, 톰슨과는 TV분야에서 각각 합작을 체결했지만 TCL-알카텔 합작법인은 출범 이후 계속 손실을 내면서 합작 9개월만인 올 5월 제휴관계가 끝났고 TV사업 역시 TCL에 인수 당한 톰슨이 PDP나 LCD TV에 취약해 성장전망이 불투명하다. 렌샹-IBM 연합도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렌샹이 IBM을 인수한 뒤 IBM중국법인 직원의 3분의 1이 회사를 떠났고 시장점유율에서도 HP에 아시아지역 1위를 내주고 말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측은 기업사냥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중국정부는 세계 500대 기업에 포함되는 중국 기업을 현재 15개에서 2015년까지 50개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와 동시에 중형 다국적기업 500개, 소형 다국적기업 5,000개를 육성한다는 전략적 목표를 제시하고 중국기업들의 대형화, 다국적기업화, ‘저우추취(走出去ㆍ해외투자)’를 적극 장려하고 있다. 중국정부의 이 같은 노력은 강력한 외자흡인력을 발휘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최근 조사에 따르면 중국은 향후 2년 이내에 일본을 제치고 미국, 프랑스, 독일, 영국 다음의 세계 5위 해외 투자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우리도 중국의 이 같은 변모를 예의주시하고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고진갑 팀장(베이징 특파원) 문성진차장(산업부)·김현수·한영일 (정보산업부)·현상경(경제부)·이연선(부동산부)·김병기(정치부)기자 bkkim@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