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 고려대 교수(경영대학장ㆍ사진)는 25일 일명 ‘장하성 펀드’에 대해 “최소 5년, 길게는 10년까지 장기 투자하는 펀드”라며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먹튀(먹고튀기) 논란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장 교수는 “개인 욕심으로는 10년, 20년 가져가고 싶다”며 “장기 가치투자를 하려는 국내 모든 기관투자가에도 항상 문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의 이 같은 반박은 최근 ‘장하성 펀드’로 불리는 한국지배구조개선펀드(KCGFㆍKorea Corporate Governance Fund) 아일랜드에 등록된 역외 펀드인데다 참여기관 대부분이 외국계 연기금이어서 투자 이익이 고스란히 해외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장 교수는 “KCGF는 이름에 코리아가 명시된 컨츄리펀드로 한국을 떠나지 않는다”며 “KCGF가 대한화섬 주식을 사들인 뒤 태광그룹 시가총액이 3,000억원 가량 늘었는데 이 돈이 한국에 있지 않느냐”며 ‘먹튀’가 아니라 ‘국부창출’이라고 강조했다. 기업의 지배구조가 좋아져 회사가 성장하면 주가도 오르게 돼 주주의 이익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국부도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KCGF가 주주 이익만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펀드 투자자들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 교수는 “대한화섬의 자산가치가 5,600억원에 달하는 회사인데 KCGF가 들어올 때 시가총액이 800억원에 불과했다”며 “그동안 경영진이 국부를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또 “투자계획이 없는 자금은 당연히 배당을 해 소비를 유발해야 한다”며 지분 매입당시 요구했던 ▦유보금의 배당금 증액 ▦자산매각 검토 등을 거듭 요구했다. 그는 “KCGF 투자자들이 얻는 수익은 일부에 불과하고 펀드의 활동을 통해 가장 큰 수혜를 얻는 것은 한국 기업과 오너를 비롯한 모든 주식 투자자”라며 “실제 펀드가 지분 5%를 인수한 대한화섬의 경우 주가가 급등해 가장 큰 수혜를 본 것이 최대주주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장 교수는 “5%의 지분을 확보했지만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다. (태광그룹 경영진의 반응을 볼 때) 아직 갈 길이 멀고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세간의 관심과 주가 급등이 부담스러운 듯 “지금의 상황이 빨리 진정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10년 동안 소액주주 운동을 해왔다”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펀드를 통해 개인적으로 얻은 이익을 전액 공익재단에 기부하겠다는 뜻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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