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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정부는 방위산업을 육성해 세계 5위권의 무기수출대국으로 급부상한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5일 터키 이스탄불 서부 튀야프 컨벤션센터에서 개막된 2015 국제군수산업전시회(IDEF)에서 이스마일 데미르 터키 방위사업청장은 15억달러 수준인 방산 수출액을 공화국 선포 100주년을 맞는 오는 2023년까지 누적 250억달러 규모로 끌어올려 세계 5위권의 무기수출대국으로 올라선다는 계획을 밝혔다. 터키 방사청은 2020년까지 투입할 1,500억달러 규모의 전력증강비용 가운데 절반 이상을 국내 조달하고 나머지는 F-35전투기 등 초정밀 무기를 해외수입하면서 절충교역을 이용해 첨단기술을 이전 받는다는 구상이다.
터키 방산업체들은 특히 한국에서 제공 받은 기술을 기반으로 한국이 개척하지 못한 시장을 열고 있다. K2 흑표전차의 기술을 기반으로 제작된 알타이전차와 K-9자주포의 터키 생산형인 T-155피르티나(폭풍) 자주포는 중동과 중앙아시아 이슬람 국가들에 수출되거나 수출 상담이 진행되고 있다. 흑표전차의 다운그레이드형으로 평가되는 알타이전차는 당초 250여대 생산이 목표였으나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만·아제르바이잔·콜롬비아와의 수출상담이 실적으로 이어질 경우 생산량이 1,000대 이상으로 늘어 가격이 더욱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업체들도 이번 전시회에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풍산·한화를 비롯해 15개사가 초음속 경공격기 등을 출품했다. 직전 대회인 2013 IDEF에는 한국 방산업체 6곳이 참가했다. 이종득 한국 방위산업진흥회 본부장은 "터키군 자체의 수요가 큰데다 이슬람 국가나 중앙아시아 지역에 국산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려는 수요가 많아져 전시회 규모도 계속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터키는 공화국 수립 100주년인 2023년에 차기 국산 전투기(TF-X)와 초음속 훈련기의 비행을 선보일 계획이어서 미국과 유럽 항공기 제작사들의 물밑 경합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박상신 KAI 이스탄불 사무소장은 "터키가 독자 개발 의사를 밝혔으나 TF-X 계획은 한국형 차기전투기(KF-X)와 비슷한 방향"이라며 "이미 KF-X의 사업구조가 결정된 마당에 당장의 협력은 어렵겠지만 중장기적으로 기술과 경험을 공유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터키는 또 중앙아시아 이슬람 국가들의 조종사 훈련을 위한 국제비행학교를 6월 개설할 예정이어서 터키 공군이 발주하는 훈련기 물량을 따낼 경우 중동·중앙아시아에서 추가 수주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신규 방위사업청 사업관리본부장은 "전차와 자주포·훈련기 수출에 이어 양국 간 방위산업 기술교류 확대로 관계가 발전하고 있다"며 "협력형태가 갈수록 다양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산업연구원(KIET)도 지난해 펴낸 '터키 방위산업 시장분석과 수출전략' 보고서에서 핵심부품 수출과 기술이전·공동개발 등을 통해 제3국에 공동 진출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이스탄불=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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