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15로 20의 자리에 받으면 백이 가로 크게 벌릴 것이 너무도 뻔하다. 흑15의 협공은 절대수에 가깝다. 그 다음이 어려웠다. 백은 어떤 식으로든 우상귀의 흑을 선수로 압박해놓고서 나에 협공하고 싶은 장면이다. “헤딩을 하고 싶은데요.”(조대현9단) 잠시 후 위빈은 훈수라도 들은 사람처럼 백16으로 헤딩. 해설실의 조대현은 참고도1의 백1 이하 7을 그려놓고 있었는데 위빈은 좀더 타이트하게 18로 젖히는 방식을 선택했다. “흑17의 응수는 절대수인가?”(필자) “그렇다고 봐야죠. 실리를 더 챙기려고 하다가는 걸려들어요.”(조대현) 참고도2의 흑2로 귀를 크게 확보하려 하는 것은 미련한 착상이라는 것. 백7까지를 선수로 두고 9로 협공하면 상변의 흑 한 점이 고단하게 된다. 장쉬는 흑21로 하나 몰아놓고 얼른 23으로 달려갔다. 우상귀의 흑진이 엉성하지만 그곳을 돌볼 겨를이 없는 것이다. “장쉬가 또 발빠른 행마로 가기 시작했군요. 첫판을 그런 식으로 두다가 발목을 잡혔는데 이번에는 어떻게 될는지요.”(조대현) 흑27은 백이 다른 곳으로 손을 돌리지 못하게 하는 행마였다. 이 수를 다에 슬라이딩을 하면 백은 손을 돌려 라로 우상귀를 공격할 공산이 크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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