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의 하루 거래대금이 3조원대로 주저 앉았다.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가운데 실적 리스크와 굵직한 대외 이벤트마저 예정돼 있어 관망세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속된 증시침체에 따른 거래대금 축소로 국내 빅3 증권사의 신용등급전망마저 하향 조정됐다.
10일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3조1,600억원에 머물렀다. 지난 1일부터 8거래일 연속 3조원대를 벗어나지 못할 정도로 투자심리가 바닥을 헤매고 있다.
월간 일 평균 거래대금은 4월 4조3,000억원, 5월 4조2,000억원, 6월 4조1,000억원으로 감소하더니 급기야 이달에는 3조4,400억원으로 급감했다. 2007년 3월(3조1,000억원) 이후 최저다.
코스닥 시장도 마찬가지다. 이달 코스닥 일 평균 거래대금은 1조3,000억원 수준으로 중소형주가 급등세를 타던 4월(2조5,000억원)에 비하면 거의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한 증권사의 연구원은 "외국인의 지속된 매도세로 국내 투자자들의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거래 자체를 꺼리고 있다"며 "특히 기관들마저 시장평균을 웃도는 수익을 내기도 쉽지 않아 선뜻 매매에 나서지 않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증시 거래대금의 축소는 곧바로 증권사의 수익 악화로 직결된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날 거래대금 축소와 채권 리스크 확대를 이유로 KDB대우증권ㆍ삼성증권ㆍ우리투자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다만 장기 외화 기업신용등급은 'Baa2'로 유지했다.
박현희 무디스 애널리스트는 "일 평균 거래대금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무르면서 이들 증권사의 순영업수익 30∼40%를 차지하는 중개 수익이 감소했으며 채권 보유 잔액 증가로 금리 위험에 대한 노출이 늘어남에 따라 이익 변동성이 증가할 가능성도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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