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으면서 국내 은행들의 중장기 외화차입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19일 올해 들어 지난 18일까지 은행들(지방은행 제외)의 만기 1년을 초과하는 중장기 외화차입 규모는 120억6,0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올 1ㆍ4분기 차입 규모는 56억8,000만달러, 4월 이후 63억8,000만달러였다. 은행들의 중장기 외화차입액은 지난해 2ㆍ4분기 74억7,000만달러를 기록했으나 리먼브러더스 사태 등의 여파로 국제 금융시장이 얼어붙으면서 3ㆍ4분기 24억5,000만달러, 4ㆍ4분기 24억달러로 급감했다. 올 들어 중장기 외화차입액 가운데 만기5년 이상이 69억7,000만달러로 57.8%를 차지했고 해외채권을 발행해 조달한 금액이 93억1,000만달러로 77.2%를 기록했다. 은행별로는 산업은행 29억6,000만달러, 수출입은행 26억달러, 기업은행 18억8,000만달러, 국민은행 12억2,000만달러, 하나은행 11억9,000만달러, 신한은행 5억9,000만달러 등이다. 은행들이 만기5년짜리 차입 때 붙는 평균 가산금리는 지난해 3ㆍ4분기 1.73%포인트에서 4ㆍ4분기 5.34%포인트, 올해 1ㆍ4분기 6.24%포인트로 급등했다가 4월 이후에는 4.98%포인트로 낮아졌다. 한국 정부가 발행하는 5년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에 대한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15일 현재 1.82%포인트로 지난해 말보다 1.34%포인트 떨어졌다. 은행별 CDS 프리미엄은 2.27~3.16%포인트로 올 들어 0.77~1.57%포인트 낮아지는 등 차입 여건이 나아지고 있다. CDS는 채권이 부도나면 이를 보상해주는 보험 성격의 파생 금융상품으로 부도 위험이 클수록 수수료 격인 프리미엄이 상승한다. 금감원은 은행들의 안정적 외화 유동성 확보를 위해 연말까지 100억달러 규모의 중장기 외채를 조달하라고 최근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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