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비용 절감으로 수익성 개선에 나선 기업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이 비용 절감에 따른 수익성 개선보다는 신수종 사업을 통한 실적 개선을 바라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7일 증권가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올 영업이익률이 크게 개선돼 전년 대비 130%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3,000억원대의 매출 규모가 예상되지만 이익률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처럼 영업이익률이 증가하는 배경에는 내부 비용 절감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직접 광고를 간접 광고로 돌려 약 25억원의 비용절감을 이뤘다. 또 지난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나가사끼짬뽕이 생각만큼 팔리지 못하자 올해 약 100여명의 인원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구조조정에 따른 절감 비용도 약 25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주가는 지난 8일 2만9,000원을 넘으면서 고점을 찍은 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으며 최근 2만6,000원대로 주저앉았다. 최근 식음료주들의 주가 상승과 묶여 오름세를 보였지만 이내 옥석 가리기가 시작되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우창희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지난 1ㆍ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 9% 감소한 721억원, 35억원으로 추정된다"며 "나가사키짬뽕 판매 확대를 위해 투자를 늘린 것이 지난해 실적 악화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올해는 비용 통제 및 신제품 효과로 이익 개선을 기대해볼 만하다"며 "신제품 라면의 라인업 가세와 유제품 판매 비중 확대, 스낵 부문 성장 등으로 2ㆍ4분기부터는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순당도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주가는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9일 8,000원대 후반까지 치솟으며 최고가를 기록했던 주가가 며칠 사이 8,000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국순당도 신규 매출보다는 내부 비용 절감으로 수익성을 도모하고 있는 기업이다. 주원료와 포장재 가격 하락, 생산시설 효율화로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순당은 막걸리 업체로 변신해 전체 매출 비중 가운데 막걸리가 차지하는 부분이 65%를 차지하고 있다. 원재료비인 쌀 가격이 전년 대비 약 25%가량 하락하면서 매출 부진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개선에 큰 도움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민정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역시 주류시장의 정체로 매출 부진을 타개할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매출은 부진하지만 수익성 개선에 대한 의지가 강한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정보기술(IT) 업체인 코스온은 지난해 200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9,800만원에 불과하다. 섬유업체인 우성아이앤씨 역시 매출 142억원에 영업이익 1억원을 기록했으며 게임업체인 와이디온라인은 매출 330억원에 영업이익 1억원을 달성했다. 이처럼 영업이익을 짜 맞추기 식으로 흑자로 만들어놓은 듯한 의혹이 있는 기업들에 대한 투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태성 대신증권 연구원은 "새로운 사업을 해보려다가 안되자 내부적으로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성 상승을 모색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며 "특히 음식료 업체들의 경우 히트 상품 개발이 어렵다 보니 구조조정이나 원가 절감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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