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둔곡ㆍ신동지구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지구로 지정된 후 대전 지역 주택매수 열기가 미분양 아파트로까지 옮겨가고 있다. 기존 아파트 보유자들이 일제히 매물을 거둬들이자 투자처를 찾지 못한 수요자들이 미분양 아파트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찾은 대전시 유성구와 대덕구 일대는 색색의 현수막으로 뒤덮여 있었다. 수백m마다 1개꼴로 "과학벨트 유치를 환영한다"는 현수막과 함께 특별ㆍ신규 분양을 알리는 판촉시설물이 설치돼 있다. 이곳 대덕구에 위치한 금강엑슬루타워 견본주택. 평일 낮 시간인데도 내부를 둘러보고 계약서를 작성하려는 고객이 상당수 있었다. 이 단지는 과학벨트로 지정된 신동ㆍ둔산지구까지 차량으로 10~15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건설사인 풍림산업은 과학벨트 발표 이틀 후인 지난 19일부터 분양가 15% 할인(일부 주택)을 골자로 활발하게 재분양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과학벨트 발표 이후 지난 23~25일간 실제 계약이 이뤄진 건수가 60여건"이라며 "중소형 위주로 계약이 이뤄지고 있는데 전용 64㎡의 경우 대부분 계약이 완료됐다"고 말했다. 분양권 프리미엄도 2,000만~3,000만원가량 붙었다는 설명이다. 유성자이ㆍ조치원자이 등의 상황도 비슷했다. 조상대 유성자이 분양소장 역시 "과학벨트 발표 이후 실거주와 투자 목적을 겸비한 수요자를 중심으로 문의가 크게 늘었다"며 "고급 주상복합인데다 가격도 최소 4억~5억원대다 보니 매수문의가 많지 않았는데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고 전했다. 최근 테크노밸리 인근 아파트를 중심으로 기존 주택들의 가격이 치솟고 주택소유자들이 대거 매물을 거둬들이자 상대적으로 매입이 쉬운 미분양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테크노밸리 인근 A중개업소의 한 관계자는 "500만원 주고 가계약했던 물건이 계약 직전 취소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며 "한 주 동안에만 주택별로 1,000만~2000만원씩 가격이 오르면서 향후 집값이 더 오를 수 있겠다는 기대감에 매물을 거둬들이는 집주인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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