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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화 전면통용] 유로경제 패러다임이 바뀐다

생존차원 M&A 러시 산업재편 가능성'눈에 보이지 않는 화폐'로만 존재해 왔던 유로(euro)화가 1일 0시를 기해 전면 통용에 들어 갔다. 이에 따라 유로랜드(유럽통화동맹에 가입한 12개국)에서는 앞으로 임금 지불, 세금 및 공과금 납부, 은행이체 등 모든 거래가 유로화로 이뤄진다. 기존 화폐는 2개월간 실물거래에서 함께 사용될 수 있지만 3월 1일부터는 일상생활에서 자취를 감추게 된다. 지난 99년 1월 1일 유로화가 유럽통화동맹(EMU)의 법정통화로 출범, 은행계좌를 통한 결제수단으로만 사용된 지 3년만의 일이다. ◇ 유로 경제 패러다임이 바뀐다 인구 3억명, 국내총생산(GDP) 8조6,000억 달러의 세계 2위 경제권이 시도한 사상 최대의 통화 전환은 유로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놓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선 단일 통화가 전면 통용됨으로써 외환 리스크 감소는 물론 환전 수수료 등의 비용도 줄어 들게 됐는데, 이 같은 메리트는 기업의 역내 진출을 촉진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개별 국가에 한정됐던 내수시장이 유로 지역 전체로 확산된다는 것. 특히 유로화 전면 통용은 각국간 가격 비교를 가능토록 해 가격 투명성을 높이고 상품가격 역시 전반적으로 떨어뜨리는 등 경제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건값이 유로화로 매겨짐에 따라 소비자들은 값이 싼 인근 나라에 가서 구매, 각국간 가격 차이가 줄어 들면서 결국 하향 평준화될 것이라는 얘기다. 경제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상품가격 하락에 따라 경쟁력 있는 기업은 더욱 번성하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도태될 수 밖에 없어 생존 차원의 인수ㆍ합병(M&A)이 러시를 이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로화 전면 통용이 유로 지역 산업재편의 동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유로화 전면 통용을 계기로 유로화 표시 채권 발행이 늘고 유로 지역 증시 역시 활성화되면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낮아지며, 이 같은 자금조달 비용의 감소는 투자 활성화로 연결될 개연성이 높다. ◇ 통화 영향력 더욱 커질 듯 최근 달러화에 대한 유로화 가치는 90센트 안팎을 오가고 있다. 출범 당시(유로 당 1.1746달러)에 비해 화폐 가치가 많이 떨어져 있는 셈이다. 그러나 유로화 전면 통용으로 금융시장의 통합이 가속화되고 유로화 수요가 늘어나면 달러화에 대항하는 기축통화로써의 기능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외환 보유액 중 달러화 비중을 줄이고 대신 유로화를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 단적인 예다. 유로화가 성공적으로 정착할 경우 유럽연합(EU) 15개 회원국 중 EMU에 가입하지 않은 영국ㆍ스웨덴ㆍ덴마크 3국과 스위스ㆍ노르웨이 등 유럽 내 역외 국가들도 유로랜드로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동구권과 지중해 연안 아프리카 국가들은 총교역의 절반 정도를 유로랜드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들 국가 중 상당수가 유로화를 기준통화로 설정하고 있어 유로화의 대외 영향력은 갈수록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 오랜 준비 불구 불안감 여전 현재 경제 전문가들은 유로화 전면 통용에 따른 다소의 시행착오는 있을지언정 그에 따른 거시적 혼란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로화는 이미 3년 전에 출범한 것으로 새로운 통화정책 도입이나 금융정책적 실험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 소비자들은 당장 유로화 도입에 따른 물가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유로화가 전면적으로 사용되는 것을 기회로 기업들이 슬그머니 제품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실제 독일의 일부 기업들과 상점들은 마르크화 표시 가격을 유로화로 전환하면서 소수점 이하 수치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계산하는 방법으로 가격을 인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로화 전면 통용에 따른 각국 정부의 통화 및 재정정책 제약도 문제다. 특히 유로랜드는 오는 2005년까지 금융규제기구를 통합한다는 계획이지만 독일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부분적으로 유럽통합 금융규제안에 반대하는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와 함께 막대한 규모의 지하경제 자금이 세원 노출을 동반하는 유로화로의 전환을 피해 조세 회피지역(tax haven)으로 빠져나갈 가능성도 없지 않은 상태다. 정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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