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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 한국의 길' 기본으로 돌아가자] <2> 사회적 비용을 줄여라

공공부문 혁신으로 민간경쟁력 복돋워야<br>새만금등 잇단 대형 국책사업 표류… 손실 눈덩이<br>갈등·반목 줄이는 사회적 통합시스템 마련도 과제


['선진 한국의 길' 기본으로 돌아가자] 사회적 비용을 줄여라 공공부문 혁신으로 민간경쟁력 복돋워야새만금등 잇단 대형 국책사업 표류… 손실 눈덩이갈등·반목 줄이는 사회적 통합시스템 마련도 과제 • 獨 정부-공공노조 相生 결실 ‘생쥐 두 마리와 꼬마 인간들. 이들은 어려운 미로 속에서 치즈를 찾는다. 어느날 배불리 먹던 치즈가 사라지자 생쥐들은 망설임 없이 또 다른 치즈를 찾아 미로를 헤맨다. 하지만 꼬마 인간들은 불평만 해댔고 상황은 점점 어려워만 갔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에 오른 우화소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다. 여기서 치즈는 우리가 얻고자 하는 것을 상징한다. 이 책은 ‘과거의 사고방식으로는 치즈(희망)를 찾기 어렵다. 변화에 신속히 적응하라’는 교훈을 우회적으로 역설하고 있다. 현실에 안주하는 것 보다는 조금이라도 빨리 스스로 변화를 선택하는 것이 ‘기회비용’을 줄이는 지름길이라는 얘기다. 우리 사회는 지금 숱한 현안마다 계층간ㆍ지역간ㆍ세대간 갈등으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이 치밀한 사전 여론수렴이나 타당성에 대한 검토 없이 밀어붙이기 식으로 착수한 대형 국책사업의 잇단 표류는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2월 초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구간공사가 지율스님의 단식으로 중단됐고, 단군 이래 최대의 국책사업이라는 새만금 간척사업은 법정공방 속에 제 갈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차질을 빚고 있는 국책사업의 규모(예산)만도 총 15조원이 넘는다. 실제로 천성산 공사의 경우 공사중단에 따른 손해가 하루 70억원, 연간 2조원에 달하며 새만금 사업은 방조제 보강공사를 위해서만 연간 800억원의 세금이 들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모두가 자신이 스스로 달라지기 보다는 남을 일방적으로 탓하고 상대방의 굴복만을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 구성원들이 절차에 합의하고 그 결과에 승복하는 슬기와 지혜가 절실한 시점이다. 아울러 갈등과 반목을 줄이고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는 사회적 통합시스템을 마련하는 것도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 가장 큰 변화와 혁신이 요구되는 분야중의 하나가 바로 ‘공공부문’이다. 공공분야의 건전성과 효율성 확보, 부패척결 등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이며, 이 같은 변화가 국가 사회 전체적인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길이라는 지적이다. 대한상공회의소의 한 관계자는 “정부를 비롯한 공공부문의 비효율성과 지나친 비대화가 민간부문을 위축시키고 있으며, 그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손실(비용)은 구체적인 수치로 측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엄청나다”고 지적했다. 공공부문의 비효율성을 유지하기 위해 기업과 가계에 막대한 세금과 준조세를 물리고 있는 것은 물론 시장에 대한 간섭확대로 민간부문도 함께 활력을 잃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국가별 경쟁력 평가보고서’는 우리나라 공공부문의 현실을 여실히 증명해 준다. 이 조사에서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전년도보다 무려 11계단이라 추락한 29위를 기록, 아시아지역 국가 중에서 베트남(60위→77위)과 함께 가장 하락폭이 컸다. 특히 공공기관의 건전성과 효율성, 부패 정도, 법의 공정성 등을 평가하는 공공부문 지수는 2002년 32위, 2003년 36위에 이어 지난해에는 41위로 또다시 5계단이나 떨어졌다. 공공부문의 경쟁력이 이처럼 추락하고 있는 반면 기업의 경쟁력 지수는 24위로 전년도(23위)보다 1계단 낮아지는데 그쳤다. 공공 부문의 경쟁력이 민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 공공부문의 부패정도에 대한 외부의 평가도 인색하기만 하다. 부패를 감시하는 국제 민간단체인 국제투명성기구(TI)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부패인식지수(CPI)에서 한국은 10점 만점에 4.5점을 얻어 전체 조사대상 146개국 중 47위를 기록했다. 실제로 국회 국정감사나 감사원 감사 등을 통해 드러나는 공공부문의 갖가지 비리는 ‘도덕적 불감증’이란 표현이 전혀 낯설지 않을 정도다. 비리로 인한 전체 국고손실 규모가 연간 수조원대에 달하고 공공기관 공사는 비리의 온상으로 이미 낙인 찍혀 있다. 사업을 추진하면서 저지른 실수는 그렇다 치더라도 관련 공무원들의 횡령이나 유용 등의 사건도 끊이질 않는다. 심지어는 업무와 관련해 써야 할 접대비를 성형수술 비용으로 쓰는 ‘선진형(?)’ 비리까지 생겨나 사람들을 놀라게 한 일도 있다. 공기업의 모럴해저드 역시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다. 접대비 한도 초과는 기본隔?규정 위반으로 아무리 징계를 받아도 산하기관에 재취업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전경련의 한 관계자도 “국가간 경쟁력 비교에서 민간에 오히려 한참 뒤쳐져 있는 공공부문이 민간부문을 개혁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며 “정부를 비롯한 공공부문이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강도 높은 개혁을 먼저 추진하고 이 과정에서 시장(민간)이 자연스럽게 작동하도록 관리하는데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가장 쉽고도 단순한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특별취재팀 정상범 ssang@sed.co.kr·이진우·김현수·김홍길·민병권 기자 입력시간 : 2005-03-23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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