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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아는 만큼 보인다] 물가불안과 인플레 기대심리

실제적인 수급 요인 없이 기대감만으로도 물가 올라<br>정부 정책기조에 의해 크게 좌우


1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9%에 달했다. 생산자물가는 무려 5.9%까지 높아졌다. 최근에 보지 못한 높은 수준이다. 물가는 재화와 서비스가격 변동을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다. 물가가 높아진다는 것은 소득으로 살 수 있는 재화나 서비스가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요즘 물가에 대한 걱정들이 많아지고 있다.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필요에 따라 여러 측면에서 물가 움직임을 파악하고 있다. 가계가 구입하는 재화 가격과 서비스요금 변동은 소비자물가지수를 만들어 측정하고 있다. 기업간에 거래되는 재화와 서비스 가격 변동은 생산자물가지수로 알 수 있다. 수출입물가지수로는 수출입상품 가격 변동을 측정한다. 가장 넓은 포괄범위를 가진 물가지표는 GDP디플레이터이다. GDP디플레이터는 국내총생산(GDP) 산정을 위해 조사하는 모든 재화 및 서비스 가격 변동을 측정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중앙은행들은 국민 생활과 직결돼 있고 포괄범위도 비교적 넓은 소비자물가지수를 물가 안정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소비자물가를 비롯해 물가가 오르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있다. 먼저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상승을 초래할 만한 실제적인 변화가 있는 경우다. 국제 원자재가격이 상승하면 이를 원재료로 하는 국내 재화와 서비스 가격도 상승한다. 소비자기호가 변해 특정 재화나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갑자기 늘어나도 가격이 상승한다. 기존 제품의 품질을 개선하거나 기능을 보강하는 경우에도 가격이 상승하게 된다. 이러한 가격상승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원가상승 요인이 있는데 이를 가격에 반영하지 못한다면 생산자가 견뎌낼 수가 없을 것이다. 실제적인 수급요인이 없는데도 물가는 오를 수 있다. 어떤 이유로 근로자들이 물가가 오를 거라고 예상하게 되면(인플레이션 기대) 실제로 지금 물가가 오르지 않았는데도 임금인상을 요구할 수 있다. 원자재 공급업자도 물가상승 예상을 바탕으로 미리 원자재공급 가격을 인상할 수 있다. 만약 제조업자나 서비스공급업자가 이러한 요구를 수용하고 이를 가격에 반영하면 물가는 오른다. 인플레이션기대가 실제 물가상승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실제적인 요인에 의한 상승의 경우 그러한 요인이 사라지면 상승도 멈춘다. 하지만 사람들의 기대를 바탕으로 물가가 상승하는 경우 지속적인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인플레이션기대가 실제 물가상승으로 나타나는 걸 보게 되면 앞으로의 물가상승에 대한 예상이 더욱 확고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물가가 상승하면 부동산과 같은 실물자산을 가진 사람이나 채무자들은 혜택을 본다고들 한다. 그러나 물가상승이 장기화되면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경제활동이 위축되어 결국 모두가 원하지 않는 상황이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물가가 어떤 요인에 의해서든지 상승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 세계화 등으로 경쟁이 심화되고 기술진보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에 힘입어 물가여건이 많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불가피하게 보였던 수급변동과 물가상승의 연결고리가 눈에 띄게 느슨해 졌다. 일반국민의 인플레이션기대도 과거보다 상당히 안정된 것으로 보인다. 현대사회에서 기술이나 경쟁은 퇴보할 수 없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기대는 상황에 따라 쉽게 되살아날 수 있다. 특히 인플레이션기대는 중앙은행과 정부의 정책기조에 크게 좌우된다. 중앙은행과 정부의 물가안정 의지가 강조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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