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 기업을 평가하는 잣대 가운데 하나인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사상 처음으로 20개가 넘는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영업이익을 1조원 이상 거둔 기업은 모두 24개. 이는 한국 산업계 역사상 처음이자 새로운 기록이기도 하다.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한 기업들의 면면을 보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KT 등 한국을 대표하는 업종별 주자들이 고루 포진해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지난해 이들 기업들의 실적은 남유럽 재정위기, 중국의 긴축조치 등 숱한 대외악재 속에서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그 어느 때 보다 의미가 깊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사실 2010년은 한국 기업에게는 또 다른 도약의 해였다. 높아진 경쟁력과 환율 효과를 토대로 공격경영에 나서면서 해외 기업들을 바짝 추격하거나 격차를 더욱 크게 벌린 것이다. 이를 토대로 사상 최대 실적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상장기업 439곳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총 80조4,6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991조7,763억원으로 17.16% 늘었고, 순이익 역시 2009년에 비해 46.6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54조원의 매출에 17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LG디스플레이는 4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을 기록했다. LG화학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2조원을 돌파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도 매출 12조원ㆍ영업이익 3조2,000억원이라는 실적을 달성했으며 포스코, 대한항공, 대우조선해양, 현대제철, 현대모비스, 대우조선해양, KT, SK텔레콤 등 주요 제조기업들이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명단을 올렸다. 이들 영업이익 1조 클럽 기업들은 주가 상승을 이끌며 국내 증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실적 증가세는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상장사 439곳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2010년 보다 늘어난 99조6,812억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올해 영업이익 20조원 클럽에 국내 기업으로는 사상 첫 도전에 나서는 등 주요 기업들이 올해에도 공격경영의 고삐를 더욱 조인다는 방침이다. 이의 일환으로 국내 주요 기업들은 아프리카ㆍ남미 등 신흥시장 개척, 태양전지ㆍ바이오 등 신사업 분야 육성, 스피트 경영을 통한 효율화 등을 중점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신사업을 위해서는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 경쟁력 있는 소규모 벤처기업 인수에 적극 나선다는 세부 계획도 마련해 놓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 한해는 글로벌 경제 불황 속에서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면서 '승자 프리미엄'을 확실히 굳힌 해였다"며 "올해는 승자 프리미엄을 뛰어넘어 '승자 독식'으로 연결되기를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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