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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새수익원 찾자] <3> 금융백화점 시대

예금·적금통한 전통 수익구조 탈피 '新금융상품 속속 출시'<br>적립식펀드, 주력판매상품으로 급부상<br>金·부동산 펀드형태도 갈수록 다양화


최근 국제금융 추세는 상업은행(commercial bank)이 투자은행(investment bank) 영역으로 확장되는 것이다. 지난 90년대 말 미국의 씨티은행과 트래블러스 그룹의 합병이 이를 단적으로 대변하고 있다. 그것은 은행들이 전통적인 예금ㆍ대출을 통한 수익구조에서 벗어나 ‘금융백화점’으로 변신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은행들도 속속 지주회사 체제로 탈바꿈하면서 기존 은행 상품에 보험과 투자상품 등 다양한 상품들을 진열대에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은 세계적인 은행들에 비해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저금리기조 장기화도 은행권의 펀드 매장화를 촉진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금융 소비자의 요구도 다양화됨에 따라 펀드의 종류도 주식ㆍ채권을 중심으로 한 주식형ㆍ채권형과 혼합형 등 정통 펀드에서 금을 비롯한 실물펀드, 해외펀드와 펀드오브펀즈(fund of funds)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펀드 형태도 다양해져 예ㆍ적금을 흡수한 적립식 펀드가 판매 주력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은행권의 대표적 펀드는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적립식 펀드다. 국민은행이 7월29일 적립식 펀드 판매액 2조원을 넘어선 것을 비롯해 조흥은행도 6월까지 6,585억원을 팔아 시장을 주도했다. 은행이 상반기 판매한 적립식 펀드는 총 4조3,880억원으로 전체 판매액 8조870억원의 54.3%를 차지했으며 증권업계의 판매액(3조6,970억원)을 앞질렀다. 펀드시장이 급팽창하면서 은행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펀드와 주가연계증권(ELS) 판매에서 독보적인 영역을 확보한 국민은행은 올초 ‘투신상품 판매 종합시스템(STS)’을 도입, 펀드 판매와 관련된 서비스를 한단계 개선했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고객에게 맞춤형 복합금융 서비스를 가장 효율적인 비용으로 공급하는 상품개발 역량과 마케팅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해 펀드와 이를 연계한 복합금융서비스를 강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우리은행도 백화점식 금융상품 판매에 나서기로 하고 올 들어 50여개의 펀드를 선보인 데 이어 연말까지 40여개의 펀드를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다. 조흥은행은 올들어 적립식 펀드와 각종 개별주가펀드, 사모펀드(PEF), 부동산펀드 등 80여개의 펀드를 선보였으며, 특히 유럽 주식에 투자하는 ‘봉쥬르 유럽배당 주식투자신탁’과 채권과 관련 파생상품에 주로 투자하는 ‘베스트 초이스 단기 채권투자신탁’을 주력상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외환은행도 원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기업에 투자하는 ‘메릴린치 월드 에너지펀드’ 등 해외펀드에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한국씨티은행은 해외 유수 펀드에 투자하는 펀드오브펀즈 방식의 ‘글로벌 베스트 적립식 펀드’로 차별화시키고 있다. 은행권의 펀드 판매 열기는 주식 관련 상품을 벗어나 진화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부동산 관련 펀드. 산업은행에 이어 국민은행은 사회간접자본(SOC)펀드 판매를 준비 중이다. 송도 신도시와 인천대교 건설을 비롯해 각종 대형 민자 SOC 프로젝트의 금융주선에 나서고 있는 국내 은행들은 이를 바탕으로 SOC펀드 판매를 기획 중이다. 산업은행에 이어 국민은행까지 SOC펀드에 가세함에 따라 다른 은행들도 이 분야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각종 부동산 경매펀드를 비롯한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PEF를 둘러싼 은행권의 경쟁도 확대되고 있다. 우리은행이 PEF를 출범시킨 데 이어 산업은행과 농협 등 주요 은행들도 PEF 모집에 나서고 있어 공모펀드 경쟁은 사모펀드 분야까지 확산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펀드의 영역이 확산되고 보다 다양화된 상품이 지속적으로 개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400조원에 이르는 부동자금이 고수익을 겨냥해 리스크를 감수하는 투자전략으로 선회하고 있어 이에 걸맞은 신종 펀드들이 탄생할 수 있는 여건은 그 어느 때보다도 성숙했기 때문이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산업의 전략적인 변화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변신을 의미한다”면서 “은행이 금융산업 종합 유통기업으로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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