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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영상그래픽기술에 눈돌릴 때다


어드밴스드 롱텀에볼루션(LTE-A) 상용화, 휘어진 화면(플렉서블 디스플레이), 3기가바이트(GB) 램 탑재 등등….

이 기술들은 모두 국내 모바일 업계가 세계 최초로 이룬 성과들이다. 한국이 스마트폰 분야에서 후발주자였음에도 불구하고 단기간 세계 정상에 오른 데에는 더 빠르고 더 강력한 사양을 원하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기호가 큰 몫을 했다.

고화질의 디스플레이와 고성능 하드웨어를 탑재한 우리나라 스마트폰은 세계 모바일 시장에서 혁신을 주도하며 국내는 물론 전세계 소비자들의 마음을 단박에 사로잡았다. 하지만 신제품 출시주기는 짧아지는 반면 새로운 제품이 소비자들의 기대를 뛰어넘지 못함으로써 시장의 반응은 점점 냉담해지고 있다. 이제 하드웨어의 혁신만으로 소비자들이 마음을 열던 호시절이 끝나가고 있다.

그래픽, 모바일한국 2막 여는 열쇠

그렇다면 세계최강의 기술력을 갖춘 우리나라 모바일 업계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 해답은 바로 소프트웨어(SW)의 혁신이다. 소비자들은 두 배 더 빨라진 LTE-A 통신망과 휘어진 스마트폰 화면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소프트웨어가 뒷받침되지 않는 하드웨어만의 '나 홀로 혁신'이 한계에 부딪힌 것이다.

모바일 기기는 사용자환경(UI)과 사용자경험(UX), 그리고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등 소프트웨어 기술이 함께 할 때 활용성이 극대화될 수 있다. 일례로 삼성전자는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사용자경험을 제공하며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터치에 따라 실시간으로 반응해 물결이 일고 잉크가 퍼지는 아날로그적 효과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감성적인 사용자경험을 통한 모바일 디바이스의 혁신은 그래픽 소프트웨어 기술이 필수적으로 동반돼야 한다.

모바일 제품은 단순히 통신하는 기능을 넘어서 보고 즐기는 기기로 진화했다. 입체영상 (3D)영화와 고사양 PC 게임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더 높은 수준의 그래픽을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높아진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사실적이고 직관적인 그래픽 기술에 대한 투자와 개발이 필요하다.



그러나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면 그래픽 소프트웨어 분야에 대한 투자는 미비한 상황이다. 당장의 수익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 기업들은 산업의 기초가 되는 기술개발보다 서비스와 콘텐츠 개발 쪽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 그 결과 시간이 지날수록 소프트웨어 경쟁력은 뒤처지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의 적극적이고 실효성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

긴 호흡으로 그래픽SW 투자 확대를

수명이 짧은 콘텐츠보다 장기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반 기술개발에 투자해 기업 스스로 긴 안목을 갖고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특히 모바일 업계에서 그래픽 소프트웨어 분야는 상대적으로 새로운 분야이기 때문에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확보해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적 우위 선점이 가능하다. 따라서 최근 강조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인력양성과 더불어 이에 특화된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래픽 소프트웨어는 이제 모바일 영역에서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그런데 이 분야에서 국내 기업의 기술력은 이미 전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미국의 애니메이션 제작사 드림웍스는 오래 전 한국의 그래픽 소프트웨어를 도입해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또 최근 블록버스터 영화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에서는 한국 컴퓨터 그래픽 기술로 완성돼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는 국내 컴퓨터그래픽 분야의 연구개발진들이 오랜 시간 동안 연구하고 노력해온 결과다.

이젠 국내의 축적된 그래픽 기술을 모바일 환경에서 적용하고 응용할 수 있어야 한다. 모바일 시장에서 전환점의 필요가 대두된 지금 그래픽 기술을 활용한 소프트웨어 혁신을 통해 새로운 시장의 활로를 모색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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