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과의 환율 갈등에서 보듯 미국 내 보호무역주의 정서는 갈수록 강해지고 있습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한국을 보호무역주의로부터 지켜주는 든든한 방패막이 역할을 할 것입니다." 미국에서 한미 FTA 지지활동을 주도해왔던 최진욱(61ㆍ사진) 시카고 드폴대 교수는 "한미 FTA가 세계 최대 규모의 미국 시장에 대한 접근을 보다 쉽게 할 뿐 아니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강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최 교수는 미국이 매일 10억달러 이상의 무역적자가 쌓이고 경기회복이 더딘 만큼 내년 대선에서 민주ㆍ공화 어느 쪽이 집권하더라도 보호무역주의 색채가 한층 강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과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미국이 지금은 환율조작을 문제삼고 있지만 이것이 통하지 않는다면 관세ㆍ비관세 장벽 등 다른 다양한 압박 수단을 동원할 수도 있다"며 미 정치권의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최 교수는 지난 2009년부터 일리노이 한미 FTA 비준 추진위원장을 맡아 일리노이주 일대 상ㆍ하의원, 미국 시민 등을 상대로 한미 FTA 비준 촉구운동을 펼쳐왔다. 특히 3,000명이 넘는 시민의 서명을 받아 의원을 압박해 시카고의 마이클 퀴글리 의원(민주당) 등으로부터 한미 FTA 지지 선언을 받아내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최 교수는 "한국이 미국산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는 평균 11.2%, 반대로 미국의 관세는 3.7%라는 점에서 볼 때 한미 FTA는 표면적으로 미국이 유리하게 비쳐질 수도 있다"며 "하지만 한국 기업 역시 미국시장 진출 여건이 좋아지고 한국의 소비자들이 누리는 혜택을 감안하면 한국 역시 이득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입장에서 한미 FTA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이후 가장 중요한 대외무역협정이지만 이번 협정을 통해 예상되는 교역 규모 증가는 연간 100억달러 수준으로 전체 무역 규모를 감안할 때 당장 큰 경제적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자유무역을 통해 지속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해나갈 수 있다는 점을 한미 FTA를 통해 확인하는 것은 미국 무역정책에서 성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교수는 "한국 내에서 한미 FTA에 따라 농업ㆍ중소기업 등이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정부는 일시적인 현금지원보다 피해 업종 종사자가 생활터전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지원사업의 역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67년 도미한 최 교수는 아이오와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시카고선물거래소의 이코노미스트를 거쳐 1988년부터 드폴대의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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