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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음하는 유학생

원·호주달러 한달 새 100원 급등<br>생활비 150만원서 200만원 껑충<br>알바 더 하고 귀국 앞당기기도


#시드니 공과대학에 유학 중인 오종훈(30ㆍ가명)씨는 최근 급등하고 있는 호주달러화에 긴장하고 있다. 생활비로 150만원 정도를 지출하는 데 최근 오른 환율로 실제 부담은 200만원 정도까지 훌쩍 올랐다. 오씨는 "최근 호주달러 값이 비싸져 중국과 아랍권에서 온 어린 친구들에게 밥을 얻어먹을 정도"라며 "어머니가 매번 환율을 체크해서 송금해주시는데 죄송스러운 마음밖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워킹홀리데이(워홀)로 호주를 방문한 김상진(27ㆍ가명)씨는 최근 호주달러 강세에 컴백홈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급하면 송금 받아야겠다고 생각하고 환전을 많이 해오지 않았는데 한 달간 일을 못 구하고 지출만 느니 마음이 조급해졌다. 김씨는 "최근의 오름세를 보면 더 떨어질 것 같지 않아 미리 환전 안 해온 스스로를 책망하고 있다"며 "한 달만 더 해보고 일을 못 구하면 귀국 일정을 앞당겨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호주달러 급등세로 한국에서 송금 받는 유학생ㆍ워홀러들이 '오지(OZ)' 탈출을 선언하고 있다. 한 달 사이에 원ㆍ호주 달러가 100원 가까이 올라 한국의 가족들에게 송금 받는 이들의 심적인 부담감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 말 1,103원48전이던 원ㆍ호주달러 환율은 12일 현재 1,190원70전까지 치솟았다.

한국에서 호주로 돈을 보낼 때 적용되는 환율은 이미 1,200원을 넘어섰다.



호주달러가 급등하자 유학생들은 한국에 있는 부모에게 더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 한국ㆍ중국인 식당 아르바이트를 찾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오씨는 "사정이 어려워진 친구들은 상대적으로 일을 구하기 쉬운 한인ㆍ중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을 찾고 있다"며 "그마저 어려운 사람들은 심각하게 귀국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호주에는 3만명에 달하는 한국인 유학생이 학위 취득과 영어 연수 등의 목적으로 체류하고 있으며 워홀 참가자로 체류 중인 사람도 3만여명에 달한다.

호주달러가 이렇게 급등하는 것은 최대 교역국인 중국 경기가 좋아지면서 수출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북한의 전쟁 위협 등으로 원화 가치가 낮아지면서 호주달러화에 대한 원화 가치의 하락 폭은 더욱 크게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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