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금융기관들이 기업 살리기에 발벗고 나섰다. 특히 우리나라 기업 가운데 99%를 차지하는 중소기업 살리기에 앞장서며 공금융의 소임을 다하고 있다. 경기불황 시기에 국가 경제의 뿌리 역할을 하고 있는 중소기업을 이대로 방치했다가는 중소기업은 물론 국가 경제 전체에도 큰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공금융이 중소기업 지원의 든든한 '후원자'가 된 셈이다. 자신만의 특화된 영역에서 벗어나 기업 살리기에 적극 나선 곳도 있다. 수산인들을 위한 금융이 주업무인 수협의 행보가 대표적인 사례다. 수협은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단기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정상 중소기업에는 '패스트 트랙(Fast Track) 프로그램'을 우선 적용해 유동성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말부터 지난 1월까지 50개 기업에 796억원을 이미 지원했다. 수협은 중소기업 지원을 본격화하기 위해 전문가 10명으로 구성된 '중소기업 유동성지원반'을 설치했으며 개별기업이 유동성지원반이나 영업점에 지원신청을 하면 신용위험평가를 거친 후 등급별로 자금지원에 나선다. 또 중소기업 대출 5,656억원 및 보증서담보대출 1,130억원 한도 내에서 신규로 자금지원을 하기로 했으며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중소기업 대출에 대해서도 원칙적으로 전액 만기를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경기악화로 매출액이 감소하고 신용도가 일부 하락한 중소기업들도 자금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은행도 만기도래 대출금을 100% 연장하는 등 '패스트 트랙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이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중기대출은 연간 10조5,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의 경우 24조원의 중기대출을 실시했지만 올해에는 경기불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해 중기대출 규모를 32조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STX와 함께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해 1,00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 상생펀드를 조성했다. 상생펀드는 STX가 우리은행에 5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예금에 가입하고 우리은행이 500억원을 더해 조성됐다. 이종휘 우리은행장은 "STX그룹과 우리은행이 공동으로 대출자금을 조성해 협력 중소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상생 프로그램은 대기업과 중소기업ㆍ은행이 상호 공존하는 대표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우리은행은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중소기업청이 주관한 '제13회 중소기업 금융지원상' 시상식에서 중소기업 지원 우수 금융기관으로 선정돼 기관 부문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는 경기 활성화를 위해 우체국금융 전산장비를 조기에 발주하기로 했다. 우정사업본부는 통상적으로 매년 3~4월 이후 금융 전산장비를 도입해왔으나 올해는 중소기업 지원 및 경기부양을 위해 발주시기를 앞당긴 것이다. 이번에 교체하거나 새로 도입하는 우체국금융 전산장비는 PC 4,300여대와 자동화기기(CD/ATM) 2,310대 등 총 9,200대이며 금액으로는 440억원에 달한다. 특별취재팀=이병관차장(팀장) 서정명·우승호·문승관·김영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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