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를 가꾸는 '꽃중년'들이 늘어났기 때문일까. 한국 중년 남녀의 체형이 8년 전보다 부쩍 늘씬해졌다.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은 지난해 40~69세 남녀 1,22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장년ㆍ노년층 3차원(3D) 인체형상측정조사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5~7년 간격으로 실시되는 한국인 인체측정조사사업 가운데 하나로 3D 조사는 2004년에 이어 두 번째로 실시된 것이다.
조사 결과 '배 나온 아저씨' 이미지가 강했던 우리나라 40~50대 중년 남자들의 체형이 부쩍 늘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리가 길어지고 몸무게는 줄어들었다.
40대 남성은 평균 신장이 169.9㎝, 다리 길이(발바닥∼가랑이까지 높이)는 75.2㎝로 2004년 조사 때보다 각각 1.3㎝, 1.0㎝ 늘어났다. 반면 몸무게는 70.9㎏에서 70.0㎏으로 줄었다. 50대 남성도 평균 신장이 0.3㎝ 늘어난 166.1㎝였고 다리 길이는 73.5㎝로 1㎝ 증가했다. 몸무게는 2.2㎏나 감소해 66.1㎏가 됐다. 60대는 8년 전과 큰 차이가 없었다.
여성은 40~60대 모두 평균 신장이 증가했다. 40대는 158.8㎝로 2.4㎝, 50대는 155.9㎝로 2.2㎝, 60대는 153.2㎝로 1.3㎝ 커졌다. 몸무게는 40대 57.7㎏, 50대 57.6㎏, 60대 58.1㎏으로 0.1∼0.4㎏ 줄었다. 40~60대 여성 모두 가슴둘레는 다소 늘어난 반면 엉덩이 둘레는 감소했다. 중년 여성들의 체형도 좀 더 서구화된 것이다.
2004년에 비해 40ㆍ50ㆍ60대 남녀 모두 체질량지수(BMI)도 낮아졌다. BMI는 키와 몸무게를 통해 비만도를 측정하는 것으로 높을수록 고도 비만으로 본다.
다만 몸매가 세월의 흐름을 여전히 거스르지는 못했다. 가슴ㆍ허리ㆍ엉덩이 둘레 치수의 차이를 토대로 옆모습을 분석한 결과 남녀 모두 연령이 높아질수록 몸통의 굴곡이 줄어들고 배가 나오는 일자형 몸매가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표원 관계자는 "연령이 높아지며 근육량이 줄어듦에 따라 굴곡 없고 뚱뚱한 체형으로 변화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남성이 여성보다 과체중 비율이 높고 정상체중 비율이 낮았다. 다만 남성은 연령에 따른 비만 비율 차이가 거의 없었지만 여성은 나이가 많아질수록 비만 비율이 늘었다. 기표원은 조사 결과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사이즈코리아' 홈페이지(http://sizekorea.kats.go.kr)와 기표원 인체표준정보실에서 이달 중순부터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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