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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역발상 신약개발

사회부=송대웅기자 sdw@sed.co.kr "다국적 제약사로부터 R단계(연구단계)의 신약 후보물질을 들여와 국내에서 D단계(개발단계)를 완료한 새로운 연구개발(R&D)전략이 결실을 맺었습니다." 이경하 JW중외제약 부회장은 최근 자사의 토종 발기부전치료제 '제피드' 출시 간담회에서 상기된 표정으로 "제피드가 진정한 의미의 '해피 드러그(삶의 질을 높이는 약)'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부회장은 이날 제피드에 대한 홍보 못지않게 이 약이 기존 상식을 뒤엎는 역발상으로 개발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제피드는 중외제약이 지난 2006년 일본의 거대 다국적 제약사인 미쓰비시 타나베사로부터 후보물질을 도입해 국산 신약으로 만든 이례적인 케이스다. 타나베사는 연 매출이 4조원이 넘는 일본 상위권 제약사다. 중외제약이 자사보다 매출이 열 배나 더 큰 제약사의 신약 후보물질을 도입해 신약으로 개발한 것이다. 블록버스터급 신약 한 개를 개발하는 데는 평균 10년 정도에 1조원이라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초기에 수천개의 후보물질 중 가장 가능성 있는 것을 탐색하는 R(research)단계에서만도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이 때문에 국내 회사는 대개 가능성 있는 후보물질을 도출했음에도 추후 소요되는 막대한 임상시험비용 등을 감당하지 못해 본격적인 개발 과정에서 다국적 제약사에 넘기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제피드는 오히려 그 반대의 과정을 거쳐 신약으로 만들어졌다. 이는 매우 드문 사례지만 실제로는 이 같은 신약 개발 방식이 우리에게 적합하다. 우리나라가 신약 후보물질을 도출해내는 초기 연구단계 능력은 선진국에 비해 부족하지만 약의 효능을 검증하는 임상시험 인프라는 세계적인 수준이기 때문이다. 국내 1위 제약사의 연 매출이 1조원에도 못 미치고 있는 열악한 국내 제약업계 환경에서는 투자에 한계가 있는 만큼 어떻게 하면 적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 효율적으로 신약 개발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남들이 다 하는 데로 따라 하는 방식으로는 비슷하게 갈 수는 있지만 앞서기는 힘들다. 기존 상식을 뛰어넘는 창의력으로 정보기술(IT)업계에 혁신을 불러일으켰던 스티브 잡스의 혁신과 역발상이 제약업계에서도 활발히 이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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