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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운드] 개방가속…세계무역·투자질서 재편
입력2001-11-15 00:00:00
수정
2001.11.15 00:00:00
■ 타결이후 전망마침내 뉴라운드 출범으로 세계무역질서의 '뉴 월드(새로운 세계)'가 열리게 됐다.
카타르 도하 세계무역기구(WTO) 제4차 각료회의에서 13일 타결된 뉴라운드 협상은 지난 94년 우루과이라운드가 만료된 지 7년만에 이뤄진 성과다. 회원국들은 막판까지 농산물 수출보조금 폐지 문제와 반덤핑 규제를 놓고 열띤 논쟁을 벌였으나 결국 각 회원국들의 이해관계를 절충하는 선에서 마무리 짓는데 합의했다.
지난 99년 12월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제3차 각료회의가 세계화 반대 시위 속에 각 회원국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 결국 무산됐던 전례를 따라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합의점을 찾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극적으로 타결된 뉴라운드의 핵심은 나라간 무역 장벽을 더욱 낮추자는 것. 기존의 우루과이라운드 체제가 상품교역 중심이었던데 반해 이번 뉴라운드에는 자본이동에 관한 '투자'조항과 각국의 경쟁 관련 규범이 다른 나라 산업에 피해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경쟁 정책'부문이 포함됐다.
과거 눈에 보이는 상품 중심의 무역체제에서 자본과 정보통신 등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날로 커지는 등 급변하고 있는 국제무역현황을 반영한 것이다.
◇세계경제 불씨 살린다=뉴라운드 출범은 일단 무역촉진 효과를 유발한다는 의미에서 세계경제에 청신호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9.11테러 등의 여파로 깊은 침체에 빠진 세계경제가 자유무역의 확대를 통해 어느 정도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작용되기 때문이다.
테러 이후 항공기 이용 등의 위험이 커지면서 국제 무역마저 잔뜩 위축된 상황에서 관세 인하, 반덤핑 강화 등이 꺼져가는 아궁이(세계 경제)의 불을 지피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국이 WTO에 가입, 새로워진 국제 무역의 틀에 편입되면서 중국 시장 개방을 통한 무역 촉진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국가간 투자 활발해진다=특히 이번 선언문에서 눈에 띄는 점은 지난 선언문 초안에서 언급된 외국인 투자와 관련된 사항이다. 미국과 유럽 등의 주도로 채택된 이 의제는 외국인의 투자에 대한 차별을 철폐한다는게 핵심 내용. 최근 국제 투자의 흐름이 세계무역에 미치는 영향이 날로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 분야의 새로운 규범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오랫동안 제기돼 왔다.
지난 한해동안에 이뤄진 외국인 투자 총액은 1조달러에 달한다. 다국적 기업의 판매액은 14조 달러를 기록, 세계 총생산의 10%에 이르는 막대한 규모다. 이번 협상안 타결로 이 비중은 더욱 커질 전망이며 이에 따른 무역 촉진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전문조사기관인 EIU는 "이번에 투자규범이 마련돼 매년 20%이상 증가하고 있는 외국인 직접 투자뿐 아니라 증시 등을 통한 간접투자도 크게 늘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외국인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국가내 규제가 완화돼야 하고 기업들간의 공정한 경쟁여건이 마련돼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투자대상국의 기업환경 역시 개선될 가능성이 커지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덤핑 제소는 줄고 지재권은 확대될 듯=WTO회원국들은 무역분쟁에서 반덤핑 제소를 남발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새로운 다자간 협상을 개시하는데 합의했다. 미국은 당초 반덤핑 남발 규제 협상 자체에 반대한다는 입장이었으나 막판에 '반덤핑 협정의 이념과 원칙을 유지한다'는 문구를 삽입하는 조건으로 협상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반덤핑' 남발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이번 협상의 주요 의제중에는 지적재산권 보호대상품목을 확대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특히 의약품과 관련한 지적재산권 분야의 협상은 개도국의 입장을 일부 수용하는 선에서 타협이 이뤄졌다.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과 같은 심각한 공중위생 위기 케이스에 한해 의약 특허권을 적용치 않기로 결정, 에이즈가 만연한 개도국들은 다소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윤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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