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조치는 완만한 경제성장에 도움을 주게 될 것이다. 하지만 경기하강 위험이 여전히 남아 있다." FRB가 연방기준금리를 1.5%에서 1.0%로 인하하면서 밝힌 멘트다. 여차하면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또 할 수 있다는 의사표시를 강하게 한 셈이다. 재무부 역시 5,000억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지급보증을 통해 부실 모기지 채권에 대한 위험을 줄여가겠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글로벌 금융위기와 이에 따른 실물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정책수단을 총동원하는 모습이다. 연방기준금리는 역대 최저수준으로 인하됐고, 이번 금융위기의 진원지였던 모기지 부실에 대해서도 정부가 직접 개입해 '폭발 위험'을 제거할 채비다. 특히 이번 조치는 FRB가 금리를 내린 데 뒤이어 나온 터라 이번 기회에 미국발 신용위기를 완전히 잠재워버리겟다는 미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드러난 것으로 읽혀진다. 최근 확정된 7,000억달러의 금융기관 구제금융 프로그램에서도 주택 모기지시장에는 부실 모기지채권의 극히 일부에 해당하는 수백억달러만 투입될 것으로 알려져 그 실효성이 의심됐었다. 현재 미국의 주택 차압신청 건수는 금융위기 발생시점인 지난해 3/4분기 44만6,726건에서 올 3/4분기 76만5,558건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주택대출 보증조치는 지난해 불거진 서브프라임(비우량주택 담보대출) 모기지 사태이후 주택담보 대출자들의 입장에서는 가장 공격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의 경기 악화로 대출조건 변경이후에도 채무불이행자가 속출할 경우에는 비용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어 미 정부가 어떤 식으로 최종 결론을 내릴 지는 미지수다. 지금까지 부시 행정부는 모기지 대출의 부실화로 고통받고 있는 가압류대상 주택 소유자들에게 대출 당사자인 은행 등 금융기관이 자발적으로 시장주의적인 접근 방식에 따라 해결하도록 배후에서 독려만 했지 이처럼 시장에 대한 직접 개입을 선언하지는 않았었다. 이 제도의 전반적인 관리를 맡게 될 FDIC의 세일라 베어 이사장은 "지금은 주택 모기지 시장에 충분한 충격을 가할 수 있을 만한 대규모 대출 재조정 작업이 필요한 시기"라면서 "주택을 담보로 한 2차 대출시장에 대해서도 필요하다면 이와 유사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FRB의 금리인하 조치로 미 달러화는 일시 하락했으나 일본 중앙은행(BOJ)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재상승하는 등 크게 요동쳤다. 일본 중앙은행(BOJ)은 오는 31일 열릴 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0.5%에서 0.25%로 0.25%P 인하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29일 미 달러화는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당 1.2944달러에 거래돼 전날보다 2.1% 떨어진 반면 엔화는 달러 당 97.18엔까지 치솟았다. 이날 주요 6개국 통화가치 대비 미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DXY지수는 2.7% 내려 지난 1998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그러나 30일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달러는 강세를 보여 유로당 1.3 달러선을 재돌파했고, 이어 열린 도쿄시장에서 엔화는 달러화 가치화는 반대로 달러당 99엔까지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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