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지방대 교수들 ‘살얼음판’ 인생

전북 B대는 최근 전임교원의 절반에 달하는 10여명의 교수에게 사직을 요청했다.이 대학은 지난해 교수 1인당 350만~500만원의 연구비를 삭감하고 5명의 교수를 퇴출시켰지만 올해도 신입생 등록률이 50%를 밑돌자 교수를 추가 퇴직시키기로 한 것이다. 지난해 8월 9명의 교수에게 서면으로 해임을 통보했던 경북 M대도 대대적인 감원과 폐과를 검토중이다. 지방 사립대들이 학생부족에 따른 재정난을 견디다 못해 교수들을 속속 해고, 교수사회에 퇴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교수들은 극도의 불안 속에 학생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지방대의 인기폭락으로 뾰족한 수가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신학대 예술대 등 취직이 잘 안되는 대학들의 사정은 더욱 절박하다. 전북 H신학대의 경우 올해 입시에서 25개 학과를 13개로, 800명의 정원을 절반으로 줄이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인문사회계열 등록률이 10%를 약간 넘는 등 대부분의 모집단위가 미달돼 엄청난 규모의 교수해임을 검토중이다. 여기저기서 퇴출 소식이 들려오면서 교수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충북 C대 김모 교수는 “신입생 입학식 직전에 하는 교수회의에서 연말에 있을 내년도 입시 때 학생을 어떻게 유치할 것인가에 대해 논의할 정도로 상황이 안좋다”며 “학생유치실적이 나쁘면 각오하라는 총장의 경고가 예사롭지 않아 매일 잠을 설친다”고 하소연했다. 살벌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교수와 학교의 갈등도 속속 터져 나오고 있다. 대구 D신학대는 경영난을 이유로 교수 전원을 계약직으로 전환키로 하고 일괄적으로 사직서를 받아 계약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을 통보했다. 이 과정에서 계약직 전환을 거부하는 일부 교수들이 학교를 고소하고, 대학은 이들에 대해 해임의사를 밝히는 등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교수노조 임상선 교육선전차장은 “해고 통지를 받았다는 제보가 1~2월에만 10여건에 달한다”며 “신원을 밝히면 다른 학교로 옮기기가 어려워 해고사실을 숨기기 때문에 실제 사례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방대 교수들이 퇴출 공포에 떨고 있지만 교육인적자원부는 구조조정에 대해 지지ㆍ지원하는 입장이다. 교육부 최은옥 지방대발전기획팀장은 “특성화를 하지 못한 대학의 경우 앞으로 퇴출이 가속화할 것”이라며 “대학경쟁력 강화를 위해 부실 지방 사립대의 통폐합을 추진하고 관련 제도나 법도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홍석우 기자 musehong@hk.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