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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 산책/7월 3일] 도박과 오락 사이

SetSectionName(); [토요 산책/7월 3일] 도박과 오락 사이 강신업(변호사)

대한민국이 도박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카지노나 경마장은 물론이고 복권사업 등 각종 사행산업도 하루가 다르게 세력을 뻗치고 있고 국민들 대다수가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사행성 게임에 뛰어들고 있다. 경기경찰청 외사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최근 한 50대 중소기업 사장이 도박에 빠져 전 재산을 탕진하고 중국 음식점 종업원으로 전락한 후에도 도박의 유혹을 벗어나지 못해 해외 원정도박을 한 혐의로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도 화성에서 종업원 20여명을 둔 화학약품 제조업체를 운영하던 그는 지난 2000년 10월 말 강원랜드가 개장한 지 사흘 만에 찾았다가 일명 '바카라' 도박에 빠져 전 재산 70억원을 날리고 음식점 종업원으로 일해왔다고 한다. 국민 상당수 사행성게임 빠져들어 카지노에서 돈을 잃은 사람의 얘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정선의 카지노만 해도 하루 입장객이 4,000~5,000명에 달하고 여성 입장객도 1,000명이 넘는데 그중 적게는 몇 십만원, 많게는 수십억원까지 재산을 탕진하고 갈 곳을 잃은 채 방황하고 있다. 경마는 또 어떤가. 매일같이 경마장으로 출근하고 급기야 전 재산을 탕진하다시피 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가까운 홍콩만 해도 경마를 건전한 스포츠로 즐기고 이를 통해 기부하는 문화가 성숙해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어찌된 일인지 건전한 오락은 고사하고 수많은 사람이 빠져들어 허우적거리는 도박판으로 변질된 지 오래다. 당초 취지와 달리 경마가 도박으로 변질된 것은 2009년 한해 한국마사회의 서울 경마장 매출액이 지나치게 많은 4조7,000억원이나 되는 점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성인 오락실 역시 마찬가지다. 수많은 사람이 밤새 성인 오락실에서 돈을 잃고 있다. 최근 한 남성은 대전경찰청 홈페이지 게시판에 '불법 오락실을 신고하려고 합니다. 1~2주일 만에 5,000만원을 잃었습니다'라는 글을 올려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자신이 오락실에 드나들며 재산을 탕진한 것은 물론이고 가정이 파탄되기에 이르렀는데도 도박을 끊을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사행산업은 카지노ㆍ경마ㆍ경륜ㆍ경정ㆍ복권ㆍ스포츠토토ㆍ소싸움 등 7종류나 된다. 이는 미국이나 영국 등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4~6개에 비해서도 많은 수치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다른 회원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고 사행산업의 건전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도박 중독지표에서도 한국 성인남자의 경우 6~7%의 중독유병률을 보여 2~3%에 그친 다른 나라의 배를 넘어서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특히 사행산업이 성행하고 국민들이 도박에 빠져 재산을 탕진하고 고통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사회구성원들이 쌓인 스트레스를 건전하게 풀 수 있는 여가 문화가 성숙되지 못한 데 원인이 있을 것이고 또 성실히 일하고 아껴서 저축하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불안감과 실망감이 쌓이고 쌓여 한탕주의에 빠지고 만 것이 원인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사행산업이 오늘날같이 가히 엄청난 붐을 이루게 된 데는 지방자치단체나 정부가 쉽게 지방재정이나 기금을 모을 생각으로 국민이 사행성 게임에 빠져드는 것을 방치하거나 조장한 탓도 분명 있다. '도박 아닌 여가' 의식 변화 필요 대한민국이 도박공화국이라는 불명예를 쓰지 않기 위해서는 사행성 게임을 도박이 아닌 여가로 즐기려는 국민들의 의식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또 정부나 지자체 역시 사행성 게임을 적절한 수준으로 규제하고 또 그것이 도박이 아닌 건전한 오락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정부나 지자체가 사행성 게임을 이용해 돈벌이를 하려 한다는 오해를 사도 할 말이 없게 될 것이고 대한민국이 '도박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는 것도 시간 문제가 되고 말 것이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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